▲하민국 목사(인천새로운교회).

“갓은 군대의 추격을 받으나 도리어 그 뒤를 추격하리로다(창 49:19)”.

갓에 대한 아비 야곱의 예언이다. 갓은 레아가 단산하였을 때 자신의 시녀인 ‘실바’를 야곱에게 첩으로 주어 낳게 한, 야곱의 일곱 번째 아들이다. 이름은 ‘복됨’, 즉 ‘행운’을 의미한다.

갓에 대한 야곱의 예언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도리어’라는 단어를 주목하게 된다. 갓에 대한 야곱의 예언은 추격당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추격하게 되는, 역전의 정황을 묘사하고 있다. ‘도리어’라는 단어가 앞뒤 정황을 바꾸어 놓는다.

‘도리어’라는 단어는 말씀과 말씀의 이음으로 단순하게 지나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군대의 추격을 받던 갓이 오히려 군대의 뒤를 추격하는 인생으로 바뀌는 상황은, ‘도리어’라는 표현 속에 함축되어 있다.

“자기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였은즉 시험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시느니라(히 2;18)”. 추격당하던 자가 ‘도리어’ 추격하는 자가 될 수 있는 반전은, 인생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개입이 동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완악함은 물질에 대한 애착으로 가득한 백척간두의 세상이다. 물질은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을 쌓게 한다. “저희는 그 이웃에게 화평을 말하나 그 마음에는 악독이 있나이다(시 28;3)”. 물질 축적은 선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하여 마음 속에 감춘 악한 목적을 도모하고, 하나님과 자신의 양심과의 대치 상황을 초래하여 결국 추격을 받는 인생으로 전락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의 가치관 그대로라면, 세상은 돌아볼 일로 가득하다. 이 고장 저 고장 풍습도 다른 여행길이 즐겁고, 이 집 저 집 맛집들을 찾아 먹고 마시는 먹거리가 향기롭고 맛나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길 위에서 나눈 정담이 정겹고, 세상풍파 겪으며 살아온 인생 뒤안길이 사무치게 그립고도 그립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 하시니라(눅 9;62)”. 그러나 세상 어디 썩지 않을 거 뭐 있을까? 너털웃음 한번으로 내동댕이치다 보면 하나님과의 면전인 것이 성도들의 인생이다.

성도들은 세상 사람들과 모든 가치관이 다르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다르고, 귀로 듣는 진리의 중심이 다르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느끼는 의식들은 충돌한다. 신앙생활은 세상과의 대립 양상으로 고립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 받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영생의 은혜를 부여받은 성도들은 세상과의 고립을 담대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고립은 진취적인 생명력을 배양시킨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로 고립된 성도들은, 세상에게 고립된 자들의 사슬을 푸는 전도의 미련한 행위를 감내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영생의 은혜는, 가치관의 변화를 통하여 믿음의 성장으로 나타난다. 가치관의 변화는 하나님을 믿는 신본주의 기틀이며, 영원한 시간까지를 인식함으로 세상을 초월할 수 있는 신앙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오늘 슬픈 일은 내일 웃게 될 수 있고 오늘 비웃는 사람은 내일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오늘 가난한 사람은 내일 부자가 될 수 있고 오늘 절망의 환경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절대 주권을 인정하고 의지하는 데서 비롯된다.

세상은 말세지말이다. 목회자들의 타락은 연일 세상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공영성을 지닌 TV프로그램은 귀신들린 자들을 경건히 여기며 등장시킨다. 하나님을 찬미하는 외침 ‘할렐루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모종의 감탄사로 저급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패역한 세대의 총체적인 모습이다. “…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마 17:17)”.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을 배신한 인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시고, 용서의 길을 열어주시며, 부활의 소망까지 이루어주셨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 6:23)”. 사망과 영생 사이에 ‘도리어’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개입이 반전의 역사를 이룬다.

십자가의 죽으심은, 사탄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시는 ‘도리어’의 과정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은 인류의 죽음을 괴멸하시고 역전을 이루신 ‘도리어’의 결실이다.

갓의 인생 여정은, 쫓고 쫓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도리어’의 찬란한 복이 항상 곁에 있음을 상기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가난, 질병, 실패, 명예, 물질, 거짓, 위선, 갈등, 대립 등 수많은 쫓기는 환경에서 쫓는 환경으로 역전시키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모든 상황을 돌이킬 수 있는 ‘도리어’의 주인이시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도리어’의 복이 임한다면, 인생은 누구나 복으로 반전된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으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24)”.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그렇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