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35회 신촌포럼(대표 이정익 목사, 위원장 강일구 박사)이 23일 서울 노고산동 신촌성결교회(담임 이정익 목사) 아천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요즘, 애고 어른이고 왜들 이래?’를 주제로 김용주 교수(육사)가 ‘병영문화 현재와 미래’를 강연했다. 김 교수는 한국과 독일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심리학 석사, 독일 기센대 박사 학위 취득 후 육사 리더십센터장을 역임하고 대령으로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용주 교수는 윤 일병 사망사건 등으로 불거진 병영문화의 현실과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책임·존중·용기·충성·희생·창의·명예’ 등 군의 7대 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보면, 병사들은 ‘나를 존중해 주면 충성하겠다’, 간부들은 ‘네가 충성하면 존중해 주겠다’ 등으로, 두 집단의 생각이 전혀 다르니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의식 차이부터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군에서는 사실 폭력 등 사고예방과 병사관리를 위해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병력 자원의 지속적 감소로 예전과 달리 사회 부적응 인원들이 그대로 군에 흡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군은 이런 젊은이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꾸려가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저출산 여파로 대체복무로 돌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문제의 22사단 임 병장도 전산 등 혼자 하는 직무를 담당했다면 그런 스트레스 받지 않았을 것이고, 잘 전역했을 수도 있다”며 “일반 소초에 들어가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관계 형성이 잘 되지 않아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병사들에게 충분한 인성검사를 실시하려면 국방비가 증액돼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임 병장의 경우 입대 당시에는 관심병사로 분류돼 해당 사단에서 소대장과 부소대장, 대대장과 주임원사, 분대장 등과 30차례나 면담을 실시했으나, 면담 때마다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반복해서 꺼내는 게 힘들어 7개월 후부터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22사단은 제가 사고 한 달 전 부대를 방문해 사단이 어떻게 운영하는지 다 들었는데, 이처럼 부대관리를 잘 했던 사단장이 없었다”며 “2주 단위로 전 병사에게 설문을 실시하고 대대장이 봉함해 곧바로 연대장에게 전달해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조치했지만, 임 병장은 단 한 번도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변에 힘들다고 하소연이라도 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됐을 텐데, 그렇지도 못했다는 것.

김용주 교수는 ‘2014년 병영문화 혁신위원회’가 ①부대-부모-병사 간 24시간 소통여건 보장 ②경계부대 휴일 면회 및 일반부대 평일 면회 시행 ③병사 휴가 자율 선택제 시행 ④과밀하고 열악한 생활관 개선 등 4대 우선조치 과제부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군에서는 인권을 강조하면 전투력 배양이 약화되고, 거꾸로 전투력 배양 강조되면 인권문제가 다소 약화되는 양상이 반복돼 왔다”며 “군 지도자들은 ‘전투태세가 완비된 군인’과 ‘민주시민적 권리 보장’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천적 과제로 △혁신을 위한 공유가치 정립 △계산된 실수 허용을 통한 무분별한 완전 무결주의 지양△직업군인 처우 개선 △심리행동 연구센터 등도 제시했다.

이후 김정운 소장(여러가지문제연구소)이 ‘의사소통의 문화심리학’에 대해 강연했다. 신촌포럼은 1년에 두 차례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을 청취하고 있으며, 올해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사망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우리의 현 주소를 돌아보고 해결 방안에 대해 살피기 위해 위와 같은 주제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