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 미가엘 성당의 모습.

영국 역사 건축물 및 기념물 관리단체인 잉글리시 헤리티지(Englshi Heritage)에 의하면, 영국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 가운데 붕괴의 위험에 놓인 곳이 약 900여개나 된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수적인 성격을 지닌 이 단체는 이날 새롭게 업데이트된 목록을 통해, 887개 예배 장소의 구조물이 부식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리스트에 등록된 전체 건물의 약 6%에 해당되는 것이다. 교회 건물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체 대변인에 따르면, 오래된 건물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교인들은 여러 문제를 마주하고 있으나, “교회가 교인들의 자산이고, 국가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스스로 충당하고 있다.

건축 구조물이 부패하는 원인에는 교인 감소로 인한 재정난, 강도가 지붕에 구멍을 뚫어서 물이 새는 경우 등도 포함돼 있다. 나이톤 온 팀(Knighton on Teme)에 위치한 성 미가엘(St. Michael) 성당의 경우, 딱따구리가 쪼아서 종루와 첨탑 위의 백향목이 갈라진 상태다.

잉글리시 헤리티지에서 예배 장소와 관련한 자문을 맡고 있는 다이애나 에반스(Diana Evans)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롭게도 많은 교인들이 교회 건물이 그들 사역의 바탕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난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알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의 빅토리안교회가 있는 캄덴(Camden)의 예를 들었다. 이 교회는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해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교회가 콘서트와 연주회 등의 장소로도 활용되면서 지역 공동체 내에서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붕이 갈라져 물이 새면서, 대리석과 프레스코화 등을 포함한 내부 인테리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에반스는 일반적인 건물보다 교회 건물이 더욱 위험하다고 언급하면서도, “기독교 단체는 이를 보존하는 협회가 아니지만, 교회 건물을 사용해야 하는 교인들이 국가를 대신해 매우 희생적인 방법으로 건물을 보존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에 따르면, 강도와 침략도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별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교인들이 매일 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한 교회들은 더욱 그러했다. 그녀는 “이것은 도덕적인 도전이다. 보일러를 교체하는 사람들이 누군가가 지붕의 물건을 훔쳐가고 대신 돈을 두고 가는 경우도 보았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교회 건물이 위험한 수준에 있다는 사실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건물들이고,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 교회의 자원을 넘어서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지적이 아닌 집중적인 도움을 위한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 정부에 더 많은 도움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은 여전히 보수 비용에 부과되는 세금에 대한 반환 요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교회들이 실제로 필요한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 따라서 교회가 ‘헤리티지 로터리 펀드’(Heritage Lottery Fund)와 같이, 이미 쓸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