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인생이란 언제나 내가 원하는 상태나 여건보다는, 그렇지 못한 경우를 더 많이 당합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몹시 실망되고 낙심되며, 삶의 모든 것들이 시들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은 내게 어떤 여건이 주어지느냐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이제까지 터득한 은혜였습니다.

소원을 갖는 것이 나쁠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없거나 안 되는 상태에서 소원을 갖고 기대하는 것만큼, 내게 주어진 상태에서 좋은 점을 찾고 또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여 기뻐하는 것도 은혜입니다.

누구나가 그러했겠지만, 저 역시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오려고 애는 썼습니다. 그러나 늘 원하는 것을 이루고 또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 있는 제 자신보다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성과와 미치지 못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지부진의 연속이었지만, 살아온 삶의 궤적을 살펴보고 현재를 보면, 그것은 결국 추락이 아니라 결과적인 최종 목표를 향해가는 상향곡선이었습니다. 한 순간 순간의 실패와 낙심스러운 모습은 다만 또 한 단계를 올라가는 계단이었습니다.

현재가 마음에 든다 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감정입니다. 객관적 사실로 수치화시켜 성패를 판가름헀다 할지라도, 그것을 성공과 실패로 받아들이는 기준은, 우리 마음의 흡족함이라는 정서적 기준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기준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과연 바르게 판단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영원불변인지. 이러한 질문 앞에 우리는 언제나 확고치 못한 우리 인생의 미망을 보게 됩니다.

오늘로서 발에 깁스를 하고 있는 지 4주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많이 불편하고 붙들어 매어놓았으니 저리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에 제약도 따릅니다. 어떻게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하는 소원도 있겟지만, 요즘은 그것보다 ‘이 상태에서 나의 최선은 무엇일까’ ‘또 현재에서 무엇을 가장 행복해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바람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그 바람보다는 현재에서 가장 기쁠 수 있는 것과, 현재를 통해서 이룰 수 있는 최선과 최고를 향해 가고 싶은 열망이 제게는 더 큰 관심입니다. 

어차피 이제까지 살아온 바대로만 생각해도, 삶이란 제 마음대로 움직여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거절하심도 아니고, 하나님의 형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앞에 헤쳐나가야 할 숲과, 헤엄쳐 가야 할 삶의 웅덩이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내 삶, 내 아픔과 슬픔을 사랑하고, 내 시련과 불편, 눈물까지도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