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 대주교. 

영국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17일(이하 현지시각)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언급하며 “공격받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교 지도자들이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해 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웰비 대주교는 현지 월간지인 프로스펙트 11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기독교의 가르침에는 ‘절대적 평화주의’(absolute pacifism)라는 강력하고 담대한 전통이 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현재 ‘중동 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가 이곳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며 무력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력의 사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력 사용은 1914년부터 시작되어 온 오랜 전쟁 이후, 우리의 대륙을 재건하고 비전을 새롭게 하기 위한, 더 위대하고 이타적인 맥락 안에서 수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비 대주교는 또한 “이 분쟁은 우리의 안위와 재산 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이길 수 있는 전쟁이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의 가치를 재건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분쟁을 야기하는 종교적 극단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종교적·철학적·윤리적 영역에서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들을 몰아내는 데 힘써 달라”고 촉구했다.

웰비 대주교는 또한 “시리아와 이라크 전역에 걸쳐, 종교적·인종적 소수인들을 상대로 한 IS의 공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S 외에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과 같은 폭력단체들도 경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종교적 위기와 더불어 완전한 야만주의로 빠져들고 있다. 소말리아는 혼돈 가운데, 리비아는 붕괴 상태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 같은 싸움은 단순히 종교적인 분쟁이 아닌 윤리적·경제적·사회적 불안, 빈부 간 불평등, 자원에 대한 제한적 접근, 역사적인 증오, 독립전쟁 이후의 발생한 많은 분쟁들의 혼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정확하게 단순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복잡성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혼돈을 모두 종교적인 분쟁으로 규정하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분쟁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라크·시리아 등 한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지역(수단, 나이지리아, 최근까지 대부분의 관심을 받았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은 잊어버린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종교 지도자들 역시 IS를 멈추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은 절대 전 세계의 부조리를 막기 위한 정당한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IS를 상대로 한 미국 주도의 연합 공격이 ‘내재된 결의 작전’(Operation Inherent Resolve)이라는 이름 아래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지상군 투입을 명령했다. 동맹군들은 IS에 대한 공습과 더불어 이라크와 쿠르드 정권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