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목사) 제46회 공개세미나가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20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배경식(한일장신대)·이승구(합동신대)·안명준(평택대) 박사가 발제자로 나섰다.

“의인이자 죄인”

먼저 ‘구원론의 본질과 다양성’을 제목으로 발표한 배경식 박사는 “믿음으로 구원의 확신을 갖는 사람은 ‘의인이자 죄인임’을 말한다”며 “하나님 편에서는 인간의 믿음을 보시고 값없이 의롭다 칭하셨으나, 인간 편에서는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겸손한 신앙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경식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배 박사는 “믿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구원의 은혜가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보게 된다. 칭의의 은혜와 성화의 은혜”라며 “하나님은 더 이상 무서운 심판자가 아니라 사랑의 아버지시다. 심판과 정죄와 죽음과 영원한 형벌에서 해방을 얻는 것이다. 칼빈은 칭의를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개혁적인 구원론은 신약성경의 바울 신학과 맥을 같이한다. 동시에 기독교인의 삶은 종말론적인 긴장과 연관이 있음을 말한다”면서 “그것은 오는 하나님의 거룩한 나라에 참여하는 것일 뿐 아니라, 아직 항상 거룩하지 못한 죄로 규정된 인간세계와 관련이 있다. 구원받은 자로서의 삶이 성화의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배 교수는 “기독교 신학의 생태학적 미래의 관점에서 구원의 지평을 더 넓혀 보면, 인간은 피조물로서 자연에 절대적으로 의존적”이라며 “이러한 신학적 입장에 서서 하나님의 구원이 우주적으로 진행된다면 창조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구원은 모든 피조물로서의 자연을 포함한 인간의 구원이 아닐까’라는 전제를 갖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예배와 삶의 관계 정립 필요”

다음으로 이승구 박사는 ‘종교개혁에 비추어 본 한국교회 예배 개혁의 과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엄격하게 말해서 예배는 구속함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속에 의존해 삼위일체 하나님께, 하나님으로 바로 알고서 그 영혼을 숙여 경배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역사상에서 교회가 그 예배를 주께 드리는 방식을 이해해 온 것은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전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비교적 공식적인 예배의 형태를 강조하던 고전적 예배 유형과 자유로운 형식의 예배를 강조하는 유형이 있다”며 “그리고 이 두 유형은 시대에 따라서 진자운동을 하면서 어느 한편으로 치우쳐 가는 방식으로 진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 가운데서 개혁교회와 장로교회의 예배는 비교적 일정한 형식을 따라 드리는 예배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며 “개혁교회에서는 오직 성경이 규정한 것만을 중심으로 해 주께 예배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혁파에서는 예배의 요소들과 방식을 될 수 있는 대로 성경적 가르침에 근거해서 주께 드리려고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박사는 “예배와 삶의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예배한 사람들은 예배한 자답게 살아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에게는 예배와 삶이 모두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며, 그 둘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그 둘이 분리되면 제의도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찬양만 하지 말고 그를 뒤따라가는 삶도 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참된 복,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

끝으로 ‘삶의 개혁을 위한 신학적 문제점들’을 제목으로 발표한 안명준 박사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으로 △이원론적 삶 △권위주의적 사고 △대형화 속성 △개교회주의 △무속적 요소 △비윤리적 목회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는 잘못된 극단적 이원론의 세계관을 버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강조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 위에서 분리되어 내세에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이 땅 위에서 종말론적으로 실현되어 가는 과정임을 교회에서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박사는 “한국교회는 샤머니즘의 요소들을 스스로 버릴 때가 됐다. 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기복적 물질의 풍성함에 대한 강조는 사람들에게 효력이 있었다. 그러나 비성경적으로 기복적인 기독교를 강조하는 것은 기독교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성경적인 복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참된 복은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지 현세에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기의 한국교회가 과거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의 전철을 닮아가는 현상은 한국교회가 성경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한국교회는 성경의 권위를 살리고, 성경으로 신학과 목회를 검증해 참된 교회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연에 앞서 열린 경건회는 이종윤 목사의 인도, 김광한 장로(한국기독교학술원 감사)의 기도,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의 설교 및 축도, 이흥순 장로(한국기독교학술원 이사장)의 인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