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단홍이 11월 14~15일 대전 한남대학교 서의필홀에서 세계적인 거장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각색해 공연한다. ‘침묵’은 30년 동안 세계적으로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종교계 베스트셀러다.

단홍 관계자는 “이번 연극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신앙이 흔들리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어, 예수님은 실패한 신앙인들마저도 포옹하신다는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크리스천은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과 희생 덕분에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최근에 범람하고 있는 반종교적 정서에 대항해서 현대인들의 신앙에 대한 갈등과 미지근한 신앙의 근본을 깊이 파헤쳐, 결국 예수님은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고, 우리와 함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신시켜 주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침묵’의 한 장면. ⓒ극단 단홍 제공

연극에서 ‘침묵’의 주인공 로드리고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극으로 치닫던 17세기에, 스승의 배교 소식을 듣고 이에 대한 진상 파악과 조선(원작에서는 일본) 선교를 위해 조선에 도착한다.

로드리고는 처음에는 사명감으로 충만했지만, 너무나 열악한 환경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관군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온다. 관군들의 계속되는 회유에도 굴하지는 않던 로드리고는 자신과 함께 잡혀온 신도들의 순교를 지켜보며 혼란에 빠진다.

‘예수님’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믿음에 대한 확신과 사제로서 배신자 배교만에게 느끼는 감정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어가던 로드리고는,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던 스승인 페레이라를 만난다. 이미 배교 후 추우안으로 개명하고 결혼생활까지 하고 있던 페레이라는, 로드리고에게 자신이 하고자 했던 조선에서의 선교는 불가능한 것이었다며 배교하도록 로드리고를 설득했다. 하지만 오히려 로드리고는 페레이라를 경멸하고, 자신의 믿음은 그와 다르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신도들이 하루에 세 명씩 똥구덩이에 거꾸로 매달려 죽는 것을 보다 못한 로드리고는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하소연하다 결국 결단을 하게 되는데…….

로드리고는 ‘인간이 고통 받을 때 하느님은 왜 침묵하고 계시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되지만, 결국 고통의 순간 주님은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함께 고통을 나눴다는 것을 깨닫는다. 로드리고는 “지금까지의 저의 인생은 그분과 함께 있었습니다”라고 고백하며 신앙에 대한 확신을 나눠준다.

‘침묵’은 김명중과 이주석이 교체 출연하는 모노드라마로, 유승희가 연출하고 이태진이 기획한,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공연이다.

60분간 공연하는 ‘침묵’의 일반티켓은 10,000원, 학생은 5,000원이다.

문의: 042)629-7120, 010-8227-2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