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50-60년 전 주일학교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시대는 성경책도 빨간 것을 들거나 팔짱에 끼고 교회를 다녔지요. 그 시대에 교회에 나가신 분들은 아마도 추억으로, 새삼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요즘은 옆집, 뒷집, 앞집 아이들을 데리고 교회를 가려면 무척 힘이 듭니다. 당시에는 이웃 어른들께서 아이들이 교회에 나가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고 반대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교회에 나가시는 분들이 진실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전도가 잘 되었던 시기였습니다. 특별히 유교나 불교 집안이 아니면, 대부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교인들의 신뢰도가 불신자들에게도 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교사들의 학력도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경우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이 성경 말씀은 더 진실하게 가르쳤습니다. 그분들의 교육이 초석이 되어 오늘날 한국교회가 부흥된 것입니다. 당시의 환경과 여건은 지금보다 훨씬 못했지만, 복음을 전하는 믿음의 사역만큼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정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학원 때문에 교회는 뒷전입니다. 주일날에도 학교나 학원을 가느라 주일을 범하는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공부보다 신앙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은 하시지만, 속마음은 학원 가는 것을 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들도 교회를 나오기를 싫어합니다. 왜 그럴까요? 진짜 이유가 궁금합니다. ‘종교의 자유’ 때문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각 교회에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실제로 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불행하게도 주일학교에 열심히 나오는 많은 아이들의 진짜 이유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나, 교회에서 하는 신앙교육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교회학교에서 하는 갖가지 활동들이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교회에 친구가 많이 없거나 주말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좋은 경우라면, 오기 싫은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 신앙교육이 충분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믿음은 상담 뿐 아니라,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나 학원, 집에서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장소를 불문하고 어디서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 주님께 기도하고 감사하고 대화하면서 살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먼저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회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 존경은 바로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교회학교 선생님들을 주님께 하듯 사랑과 정성을 다해 섬겨야 합니다. 교회학교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주님과 함께하는 신앙교육 속에서 아이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필자의 학창시절엔 남녀가 함께 모일 수 있는 곳은 교회밖에 없었습니다. 교회가 ‘연애당’이라 불릴 만큼, 어른이 되어 교회를 나가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어찌 됐든 당시 환경에서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만날 곳은 유일하게 교회 뿐이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왔든, 어른이 되어 교회를 나가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교회에서 크게 일하는 일꾼들이 되었고,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일군들이 무수히 배출이 되었습니다. 교회학교 신앙교육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케 합니다.

당시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변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믿음 뿐입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편리해져 행복한 세상 같지만, 믿음은 뒷전으로 변해가는 시대입니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며, 타종교나 세상에 뒤쳐져 있는 현 시점에서, 각 지교회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교회학교가 문을 닫는 시점이 올지도 모릅니다. 벌써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주일학교의 미래를 위해, 부모님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투자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사들의 사기를 더 높여, 주님께서 명령하신 복음화를 위해, 발 빠른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