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는 양측 관계자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장헌일 상임이사, 김영진 상임회장, 전용재 대표회장, 김호진 대표, 김영길 상임고문, 이춘호 사무총장. ⓒ류재광 기자

최근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이하 교단장협)에 의해 창립된 (사)한국교회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회(KGPM, 대표회장 전용재)가, 17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조국을푸르게(OGKM, 대표 김호진)와 북한 산림 회복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교단장협은 ‘한국교회가 국민과 함께하는 5대 국민운동 캠페인’ 중 하나로 ‘통일화합나무 8천만 그루 심기’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KGPM을 창립하고 산하에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8천만 그루 심기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를 두고 있다.

OGKM은 평화통일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단체로, 특히 최근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에게 “조국(북한)의 수림화·원림화를 위한 65억 그루의 나무모 생산에 필요한 종자·묘목·설비·자재·자금 및 기술자료 지원과 이를 위한 기증자들과의 연계와 모임을 맡아 달라”는 위임장을 받았다.

북한에 나무를 심겠다는 공통 목표를 가진 두 단체는 이번 MOU를 통해 각각 북한 당국과의 소통 창구와 운동의 추진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날 MOU에는 KGPM 측에서 전용재 대표회장(기감 감독회장), 김영진 상임회장(전 농림부 장관), 장헌일 상임이사가, OGKM 측에서 김호진 대표, 김영길 상임고문, 이춘호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전용재 대표회장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북녘을 푸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준비해온 OGKM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큰 도전과 격려가 됐는지 모른다”며 “한 마음으로 협력해서 이 운동이 전국민적·전교인적으로 일어나면, 조국이 푸르게 되고 통일되어 온 민족이 함께 기뻐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진 대표는 “10여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감사한 것은 북측과 많은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우리의 역할은 평양과의 관계이고, 조국에서의 일은 여러분들이 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측의 지도부가 환경·보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지금의 ‘골든 타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KGPM 장헌일 상임이사는 북한 산림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첫 단계로 2014년 11월부터 2015년까지 이미 생산된 기존 묘목들을 모금을 통해 구입, 혹은 콘소시엄 형태로 북한 땅에 심는다. 두 번째 단계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종자를 북한 내 200개 시군에 공급해 양묘토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씨앗이 공급돼야 하는데, 남북종자교류를 통해 이를 확보하기로 해 북측에서는 허락을 받았고 남측에서는 조율 중이다. 세 번째 단계로 북한 내 200개 시군, 지방 양묘장에서 생산한 묘목들을 각 시군을 중심으로 심고 구체적 점검과 관리를 통해 활착률을 최대화한다.

특히 대북사역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모니터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로 우선 식수 지역을 중국 땅에서 관찰이 용이한 두만강 유역으로 선택해 당국의 허락을 받았고, 둘째로 북한에서 나올 때 다음 들어갈 비자를 받는 방법으로 출입국 보장을 받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KGPM 측은 주요 교단장 교체에 따른 사업 단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GPM을 창립한 교단장협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이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지난 5월경 결성했다. 그러나 임기가 4년인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을 비롯한 몇몇 교단장들을 제외하고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지난 9월 정기총회에서 교체되면서,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특히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주최 ‘2014 한국교회 신임 교단장 초청 축하 모임’에서 이 교단장협과는 별개의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 재발족 논의가 진행되면서 그 같은 우려는 증폭됐다.

이에 대해 전용재 감독회장은 “우리 교단장협은 주도권이나 정치적인 것에 전혀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북한에 푸른 나무를 심을 수 있느냐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내일 신구 교단장들이 함께 모여서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함께 가면 동지가 되는 것이지만 함께 가지 않는다 해서 원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우린 운동을 일으키고 보여줘서 교인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면 군량미로 쓰일 것이라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나무를 심는 것은 그럴 염려가 없으니 싫어하는 분들이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