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뜻하지 않게 발가락을 다쳐서, 4주 동안은 발에 반깁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목발도 짚게 되었고, 좀 긴 거리는 휠체어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주일 전, 긴 의자가 넘어지면서 발을 치어서 왼쪽 엄지와 검지 발가락이 골절이 되었습니다.

괜히 속상하다든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감사했고, 좀 불편한 것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될 것이기에 그렇게 마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어떤 뜻이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장애를 가진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든 생각 속에서 이해하는 것과, 작은 것이나 짧은 순간이라도 체험을 통해 이해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는 제게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한 복이라 믿습니다.

저는 사실 좀 엄살을 부리고 있습니다. 4주 정도 되면 깁스를 풀 수는 있지만, 저 같은 50대가 되면 뼈가 진액이 나와서 굳는 데 최소 6주 이상은 돼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것 2차 사고도 방지하고, 또 자꾸 딛고 힘을 가하면 뼈가 붙어서 굳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니,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사용은 하겠지만 최대한 조심은 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발이라는 것이 보기보다 쉽지가 않았습니다. 몇 걸음씩 길지 않은 거리 사용해 보고 있고, 또 있는 곳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때 사용합니다. 그런데 제 80kg 넘는 무게가 손바닥과 아귀에 하중이 걸려 짚고 가는 것이다 보니, 등산용 스틱 짚는 것과는 달리 의외로 손바닥 뼈 같은 것이 무척 욱신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별것 아닌 거리도 목발 짚고 가려니 상당히 먼 거리로 여겨졌습니다.

휠체어는 또한 제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작은 턱도 넘기 어려웠고, 다른 이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어떤 마음일까 생각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모르고 느끼지 못해서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파른 예배당 계단을 올라와서 한 시간 딱딱한 나무 의자에 허리 세우고 앉아 에배드린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복이라고 성도님께 여러 번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복이요, 그 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쓰라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기간까지 몇 주간 동안 누릴 하나님의 은혜를 성도님과 함께하기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