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목사(인천새로운교회).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사회 전반을 장악했던 공권력을 타파하고 각계각층에 만연된 독재적 악습들을 제거하기 위한 민주화 투쟁으로, 언론을 비롯하여 많은 부분에서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이루어졌다.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지수는 가히 놀라움을 금치 못할 성장을 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수출 물동량의 상향 그래프를 기준으로, 경제 성장률과 GDP 비율 등을 근거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됐음을 보도하고 있다.

신호체계를 잘 지키고, 범죄율이 줄어들고, 복지 정책이 확대 시행되는 등 가히 성장으로 인한 효과라고 자부할 것들이 많다. 그러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문화적 현실은 그리 녹록지 못하다.

예외규정 없이 집행되는 복지법은, 실제로 어려운 이웃과 노인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문서적 잣대로만 집행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입양에 대한 거부감으로 신생아들은 여전히 해외로 입양되고 있고, 헌혈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육체에 대한 막연한 애착으로 위급한 환자에게 수혈할 피와 함께 보다 나은 의술 연구와 고등 의술을 습득한 의료진을 배출하기 위한 실습용 시체까지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부에 대한 인식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할 수 있는 윤리·도덕적 기준율 중 가장 소중한 잣대가 기부 문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헌 옷가지를 나누는 일도 기부이고, 자신의 재능을 대가 없이 행하는 일도 기부이며, 헌혈도 기부이고 장기기증도 기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기부는, 생명을 유지하면서 일생동안 쌓은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요즘 유산 상속을 받고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자식을 상대로, 상속 재산 환원 소송을 제기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산 상속 문제로 인한 형제 간의 다툼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른 패륜적 범죄들이 신문지상을 오르내린다. 기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일부 목회자들의 타락은, 기부는커녕 자신의 목구멍에 넣은 하나님의 물질까지도 토설해내지 않는 완악함으로 여전히 집회 고문이랍시고 활개를 치고 있다. 목회자들의 타락은 기부 문화 확산에 커다란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부로 인한 기쁨과 자부심은 부메랑과 같아서, 결국은 기부 당사자가 수혜자보다 더 큰 기쁨과 평안을 소유하게 되는 아름다운 덕목이다.

유산 상속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화적 기준이며 가치이다. 재산 기부는 특정 개인을 살리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기부를 받은 수혜자는 또다른 수혜자에게 도움을 주는 기부자로 성장해 기부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선한 도덕률 중 가장 숭고한 덕목은 희생이다. 자신의 시간과 목적, 편리 등을 포기하고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희생이다. 기부는 희생을 동반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는 인간애이다.

독거 노인 가정 돕기, 파산·파탄 가정 자녀 돕기, 청소년 고민 전문 상담사 양성, 불우 청소년 돕기, 대안학교 설립, 부적응 청소년 학교 설립, 장애 청소년 학교 설립, 입양 가정 지원 사업, 난치병·불치병 가정 지원 사업 등 많은 부분을 기쁨의 빛으로 바꿀 수 있는 사회의 그늘이 너무도 많다.

기부는 풍요 속의 빈곤을 타파하고 함께 풍요를 누리는 화합의 인간애이다.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희생으로 천국 열쇠를 부여받은 성도들은, 마땅히 희생의 도덕률을 실천하는 재산 기부에 앞장서기를 염원한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