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루터회 제44차 총회. ⓒ신태진 기자

기독교한국루터회가 9월 29일과 30일 양일간 후암동 기독교한국루터회 중앙교회에서 ‘오직 그리스도만으로’(고후 5:17)라는 주제로 제44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올해 총회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에 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다.

루터교회는 한국에서는 작지만, 세계적으로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교단 중 하나다. 최초의 개신교회인 루터교회는 지난 500여 년 동안 전 세계 7300만 루터의 후예들로 신앙의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전 세계 개신교회 중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연합체를 이루어, 섬김과 봉사 그리고 선교의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김철환 총회장은 인사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의 중요성에 대해 “2017년 10월 31일 종교개혁 500주년은 하나님께서 한국 루터교회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며 “정말 한국 교계 전체가 공감할 만한 개혁의 주제를 조속한 시일에 완성시켜, 나아가서 한국교회도 살리고 우리 루터란이 크게 부흥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종교개혁 5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루터 전집 및 관련 도서를 제작할 계획이다.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한국교회에, 루터의 저작과 그의 사상을 잘 소개하는 양질의 도서들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기독교 출판사인 ‘컨콜디아사’를 통해 출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철환 총회장은 “루터교회가 한국교회에 공헌할 것이 있다면 루터의 글을 그대로 읽게 하는 것이라 믿어, 루터 전집 전체를 번역하여 루터를 한국 전체에 알리기로 했다”며 “일단 주석서로 되어 있는 1권에서 30권까지는 2차로 번역하기로 하고, 루터의 신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결정적 도움이 되는 31권에서 55권까지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번역하기로 했다. 분명 이 번역으로 1차 25전집이 출간되면 한국교계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며 바른 개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500주년 기념교회 설립, 500주년 기념 루터연구지 발행, 기념음악회, 기념주화·우표·스티커 제작, LCK 역사관 설립, 통일열차, 종교개혁지 탐방순례단, 학술세미나 개최 및 우수논문 선정, 평신도 교육교재 개발, 500주년 기념 종교개혁 홍보 해설서 발행, 한일 루터란 연합예배 등 많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명동성당과 덕수궁 성공회성당처럼, 후암동을 떠올리면 한국루터교회가 연상되도록 주변 건물을 매입해 루터회관을 세우는 ‘후암동 루터교 성지화’ 안건도 다뤘으나, 통과되지는 않았다.

한편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가톨릭교회의 면죄부 판매에 대해 잘못된 점을 95개조 논제를 통해 세상에 알렸다.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은 당시 등장한 인쇄술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세상에 전파됐다. 면죄부가 아닌 ‘믿음으로만’을 통한 구원을 알려준 최초의 도전이었다. 그 도전은 루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프로테스탄트, 즉 ‘개신교회’라는 이름을 주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구원에 있어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 행위를 동시에 강조했던 주장에 반대하여, 오직 하나님의 은총으로만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성서의 가르침을 분명히 했다. 루터 당시 성서는 성직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종교개혁 당시 바르트부르크성에 피신했던 루터는, 목숨을 걸고 신약성서를 번역했다. 모든 사람이 각 나라의 언어로 성서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루터가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루터에 의해 성서는 비로소 ‘열린 책’이 됐다.

1832년 7월 한반도 서쪽 해안섬 고대도에 기독교 복음을 전했던, 국내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 독일의 칼 귀츨라프가 루터교 선교사이다. 그 시절 백성들에게 귀중한 식량이 되어 준 감자는, 바로 루터교 선교사 귀츨라프가 복음과 함께 전한 귀한 선물이다. 1958년 한국의 루터교회 선교는 한국인 지원용 목사에 의해 시작됐다. 한국루터교회는 서구 열강의 일방적인 선교가 아닌, 선교사와 한국인이 협력한 건강한 교회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1974년부터 시작하여 초교파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루터교회의 베델성서연구는, 지금까지 1만6천여명의 목회자와 47만여명 이상의 성도들이 참여하고 수료하면서 한국교회의 대표적 성경연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등, 한국교회의 말씀을 통한 신앙의 성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