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아카데미가 개최한 세미나가 진행 중인 모습. ⓒ강혜진 기자

개발협력네트워크(CoDe)가 9월 27일 광화문 새문안교회에서 ‘중앙아시아의 선교와 개발협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발제를 맡은 최웅섭 (주)포유글로벌테크 대표는 무엇보다 “선교는 영향력”이라고 강조했다. 영향력 있는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선교사가 행복할 뿐 아니라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고, 선교사들이 있는 지역이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선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최 대표의 이력은 기업 CEO, 장학재단 이사장, NGO 활동가, 무역통상가 등 매우 다양하며, 지상파 프로그램에 성공한 사업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1999년부터 중앙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선교를 해 온, 바울선교회 출신의 선교사다. 현재는 아제르바이잔 현지법인의 대표이자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박중식 목사) 소속 비즈니스선교 담당목사다.

최 대표는 “저는 부모님이 요구하는 대로 신학생·신대원생·전도사·강도사를 거쳐 목사가 됐고, 유언장을 써 놓고 ‘아제르바이잔의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죽겠다’는 마음으로 갔다. 그곳에서 어렵고 힘들고 지치고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우리의 모임으로 이끌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왜 현지인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자라지 못할까’를 고민하다가 비자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거주 문제 역시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운을 뗐다.

언어를 배우고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으며 선교사로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었고, 이를 놓고 기도하다가 목사나 선교사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신분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 때 사업을 구상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전통적인 선교 방법과 선교사 타이틀을 버리기로 했다. 당시 함께 예배를 드리던 현지인 7~8명을 고용해 일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네가 하는 일이 선교다”라는 확신을 주셨다.

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며, 비자가 취소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말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겪고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했다.

▲최웅섭 대표는 “전통적 선교로 고민했던 부분들이 비즈니스선교를 하면서 해결됐다. ‘언더 미션(Under Mission)’이 필요하지만, ‘온 미션(On Mission)’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혜진 기자

현재 아제르바이잔에는 약 200여명의 선교사들과 5천~1만여명의 크리스천들이 있다. 이 가운데 최 대표에게 훈련받은 이들은 현지 목회자를 잘 섬길 뿐 아니라, 직장 및 가정 생활에 있어서도 모범적인 모습으로 주위의 인정을 받고 있다. 또한 한 제자는 현지에서 큰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최 대표는 “난 직접 전도하지는 않았으나, 직원들과 가족들에게 ‘정말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난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령께서 꿈과 환상, 계시를 통해 이들을 전도해 달라’고 기도했다. 나머지는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선교사의 평균 선교비가 10년 전과 동일한 1,400달러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까지 한국교회가 약 2만5천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는데, 이 가운데 80% 이상은 자식 교육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전통적인 선교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만들 수 있으나, 모든 국가가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이 경제다. 사업가는 전 세계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다. 그런데 더욱 특별히 환영받는 사람들은 크리스천 사업가다. 크리스천은 정직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 대표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아제르바이잔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현지법인은 지난해 약 1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8월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최 대표에게 “당신이 크리스천으로서 무슬림 국가에서 와서 이렇게 일해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 아제르바이잔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있지만, 이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외국인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의 사역을 높이 평가했다.

최 대표는 비즈니스사역 준비와 관련해 “사업가로서, 선교와 사업 두 가지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위한 선교나 선교를 위한 비즈니스의 마인드를 가지고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면서 “비즈니스와 선교는 동역의 관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속전속결의 선교를 요구하지 않으신다. 전통적인 선교이든지 개발선교이든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함께 가는 것이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선교 영토를 확장할 것인가 잠재적인 고민을 하면서, 여러분의 선교 영역을 세계로 확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후에는 카자흐스탄의 딜숏 선교사, 키르기즈스탄 현지어 국어교사인 이욱세 선교사, VLM 컨설턴트의 이창우 대표의 토론에 이어, 이창우 대표와 함께하는 소그룹 모임 ‘My way in C(Christ)’가 진행됐다.

한편 크리스천개발협력 아카데미(CoDe)는 기독 직장인 및 전문가, 교육개발사업가, NGO 활동가, 사업가로서 온 열방을 향해 나아가길 원하는 이들을 돕는 단체다. 각 전문 영역, 개발협력과 선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강사로 초청해,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매월 세미나를 통해서 관심자들과 다양한 접촉점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