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심리학의 한 분야로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란 분야가 있다. 진화론을 따르는 분야가 아니다. 인류는 길고 긴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 자연 속, 숲 속에서 적응하고 극복하며 살아왔다. 숲 속에서 과일을 따 먹고, 사냥을 하며 냇가에서 물고기나 조개를 잡아먹으며 살아왔다. 인류가 숲을 떠난 지가 불과 기백년에 불과하다. 그래서 인간의 DNA 속에는 숲에 적응하여 생존하고 건강을 누리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요소들이 깃들어 있다. 이런 내용을 연구하는 학문이 진화심리학이다.

진화심리학 관점으로 보자면 인간은 숲을 떠나고 숲과 멀어지면서 전에 없던 질병들에 시달리게 되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각종 성인병이나 정신계 질환들이 그런 경우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숲 가꾸기에 성공한 나라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숲 가꾸기에 성공하여 여러 나라에서 우리의 성공경험을 공부하러 오는 정도이다. 그러나 숲 가꾸기에는 성공하였지만 숲을 제대로 활용하는데 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초대 수상이었던 벤 구리온이 그 직을 마치고 퇴임하는 날, 트럭에 농기구를 싣고 사막으로 들어갔다. 신문기자가 그런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수상직을 마치시는 날 사막으로 들어가십니까?”

그가 답하였다. “이스라엘의 미래는 사막경영에 달려 있다. 그래서 나는 사막으로 들어가 키브츠 마을을 세워 그곳에서 여생을 마치려 한다.”

나는 벤 구리온의 말이 생각날 때마다 혼자 하는 말이 있다. “한국의 장래는 산림 경영, 숲 경영에 달려 있다.”

그래서 3년 전 70 나이에 목회 40년을 마무리 하고 은퇴하면서 퇴직금을 몽땅 투자하여 동두천 숲으로 들어왔다. 3년째 숲에서 살면서 숲이 지니는 치유의 힘을 실감케 된다. 지금은 날마다 7Km의 숲길을 걷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숲에는 피톤치드(Phytoncide)란 물질이 나온다. 피톤치드는 1930년 경 러시아의 토킨 박사가 발견한 물질이다. 식물이 뿜어내는 생리활성 물질인 피톤치드는 해충, 곰팡이, 병원균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 나무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기방어 작용이다. 피톤치드가 인간의 신경에 작용할 때 안정감을 주고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 준다. 그래서 숲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두레교회 교인들은 <숲치유연구소>를 세워 숲에서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배우고, 몸과 마음이 병든 이웃을 도우며 청소년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축복된 숲으로 가꾸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