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의 대륙 횡단 열차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객실 한편에서 들려왔습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으나 아기의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승객들도 조금씩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승객들 역시 오랜 시간의 여행에 지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다 못한 한 남자가 일어나서 외쳤습니다.
“도대체 아기를 어떻게 돌보는 거요? 아기에게 젖을 물리든지
아니면 다른 객실로 옮기든지 하세요!”
그러자 아기를 안고 있던 남자가 일어나서 죄송하다며 연신 몸을 숙였습니다.
이를 보던 다른 승객이 그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아기 엄마는 젖은 안 먹이고 어디에 간 거요?”
아기를 안고 있던 남자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사실 제 아내는 옆 화물칸에 누워 있습니다. 서부에서 힘들게 살다가
병들어 세상을 떠나 버렸고, 고향에 묻기 위해 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승객들은 모두 조용해졌고, 열차 안에는 아기의 울음소리만 힘없이 들려왔습니다.
우리는 남의 일을 알지 못하면서 쉽게 자기 입장만을 말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현실보다 내가 느끼는 기분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내 생각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실수를 통해 성장하듯 사회는 이해를 통해 건강해집니다.
조금만 더 다가갑시다. 그리도 조금만 더 들어봅시다.
미움이 공감으로 변할 때 우리가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