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암 이브라힘. ⓒ방송화면 캡쳐

“믿음은 생명을 의미한다. 여러분에게 믿음이 없다면, 여러분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수단 여성 메리암 이브라힘(Merian Ibrahim·27)이 지난 7월 남편 및 두 아이와 함께 미국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15일(현지시각) 오전 폭스뉴스 먼데이(Fox News Monday) 방송에 출연한 그녀는 “어떻게 죽음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믿음’이라고 답했다. 믿음은 그녀가 시련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였다. 그리고 그녀는 이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실 것이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분은 나의 믿음에 응답하셨다”고 고백했다.

수단 정부는 “그녀가 무슬림이었기 때문에 기독교인인 와니와 결혼하는 것은 불법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이브라힘은 자신이 한 번도 무슬림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항상 기독교인이었다. 만약 여러분이 무슬림이라면, 기독교로 개종하기 위해 이슬람을 떠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경우 사형에 처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교도소에서 낳은 둘째 딸 소식도 전했다. 그녀는 “마야(둘째 딸의 이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태어났다. 난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거절했다. 출산 당시에도 발목이 묶인 채였는데,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놓지 않은 그녀는, “난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분은 내가 불의의 희생자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나는 내 종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그녀는 “내게 (기독교를 부인할 수 있는) 3일간의 시간이 있었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 몇몇 무슬림 학자들이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이맘들은 내게 꾸란(코란)의 일부를 언급하며 방해했고, 난 상상할 수 없는 압박을 마주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브라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는 하나님을 신뢰했다. 이맘과 무슬림 학자들과의 대립 속에서,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는 바로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었다. 이것이 내가 가진 전부였다”고 고백했다.

이브라힘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이는 결국 뒤집혔다. 전 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한 수단 정부는 결국 그녀를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석방된 지 하루 만에 남편과 함께 출국길에 오른 그녀는 불법 여권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다시 붙잡혔으나, 미 국무부의 도움으로 지난 7월 이탈리아를 거쳐 미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수단에서 약 1만2천km 떨어진 미국 뉴햄프셔 맨체스터에 새로운 집을 얻은 그녀는, 자유롭게 신앙을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 방송 말미에 그녀는 “핍박받는 수단인들을 도우며 종교의 자유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녀는 “내가 만약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면, 이것은 포기를 의미했을 것이다. 또한 이슬람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종교를 따를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다. 수단과 전 세계에는 수많은 이브라힘이 있다. 나의 행동은 단순히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단의 많은 여성들을 위해 나를 위험에 던졌다. 난 그들을 선택했고, 그들의 고통을 느꼈다. 교도소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그들의 일상적인 삶 또한 나누었다. 기독교인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받해받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박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이 기독교인이라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