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인생이란 결국 어쩔 수 없이 홀로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홀로임을 받아들을 수 있을 때 조금 더 편안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홀로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수용한다면, 누군가가 옆에 있어준다는 것 자체가 큰 은혜요 감격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감사의 대상이요, 고마울 뿐입니다.

인생의 방황이란 고독을 소화하지 못해 나타나는 소화의 과정입니다. 그러기에 인생은 누구나 방황하며, 그것이 드러나는 사람과 감출 수 있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때로 삶은 갈팡질팡의 혼란을 거쳐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혹은 더 깊은 혼란이지만 사유의 아픔을 거쳐 표현되기에 별 표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 인간답다거나, 어떤 것이 더 깊이 있다거나 하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모두가 나름의 혼돈을 거쳐 결국 가야 할 길을 찾아갈 뿐입니다.

아이도 고독하고, 청년도 고독하고, 어른도 고독하고, 노인도 고독합니다. 그래서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외로워도 하고, 쓸쓸해도 합니다.

고독이란 내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짊어지고 갈 뿐이라면 친해져야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애정을 품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나를 이해하려 한다면 다른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를 따뜻하게 대하려면 인간에 대한 온기와 온정을 품고 다른 이를 그렇게 대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생에 나를 다룸이란, 내 앞과 옆의 사람을 다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란, 결국 나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할 수 있어서, 사랑하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사랑해야 할 사람까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내 인생에서 고독이 아니라 따뜻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잃었다면 고독할 것이고, 쓸쓸할 것이고, 외로울 것이고, 마음 쓰릴 것입니다. 고독은 내가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버려서 오는 것입니다. 삶의 아픔은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버렸기 때문에 오는 생채기의 쓸림이요 아픔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따뜻한 인생길은 다른 이가 내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게 주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사랑의 감격에서 오는 것입니다. 나를 부인하고, 주님 마음을 품고 끝까지 사랑한다면, 우리는 따뜻한 인생길을 갈 수 있습니다.

/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