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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찬송 이야기

김남수·김동녘 | 아가페북스 | 280쪽 | 12,000원

세상의 모든 노래에는 만들어진 사연이 있다. 알고 부르면 더 와 닿는다. 모든 찬송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으로 펴기만 해도 은혜가 되지만, 그렇게 은혜로운 가사와 곡조가 나오게 된 과정에는 더욱 진한 은혜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 몸의 소망 무언가(새 488)’를 작사한 에드워드 모트(Edward Mote)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술주정뱅이들을 쉽게 볼 수 있던 영국 런던의 뒷골목에 살던 그는, 결국 사춘기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온다. 허랑방탕한 생활 속에서도 미래를 고민하던 그는 기술이라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고, 여러 군데를 전전한 끝에 가구 공장에서 흥미를 느낀다. 무엇보다 그를 측은히 여긴 주인 아저씨의 따뜻함에 마음이 열렸다.

어느 주일 아침, 그 아저씨가 교회에 함께 가자고 권했다. 예전 같으면 딱 잘라 거절했을 텐데, 그날따라 따라갔다. 존 하얏트(John Hyatt) 목사는 ‘영원하고 완전한 행복을 원하면 하나님을 주인으로 삼으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소년의 마음을 두드렸다. 반항심으로 가득했던 그의 삶은 기쁨으로 가득 찼고, 가구공장에서 사용하는 망치는 하나님의 도구로 변모했다.

어느 날 모트는 출근 도중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체험을 말해 주고 싶어졌고, 공장 뒤편 큰 바위에 올라가 소리쳤다. ‘굳건한 반석이신 그리스도 위에 내가 서리니, 다른 모든 터는 가라앉은 모래라.’ 이 고백은 그대로 찬송 ‘이 몸의 소망 무언가(새 488)’가 됐다. 그는 37년간 기술자로 일하다 55세의 늦은 나이에 목회자가 돼 21년간 강단에서 말씀을 전했다.

심지어 작사·작곡 미상(Anonymous)의 찬송에도 아름다운 사연이 숨어 있다. 아름다운 곡조가 돋보이는 찬송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새 484)’에는 아일랜드 선교사 성 패트릭(Saint Patrick)의 헌신이 담겨 있다. 영국 한 기독교 가정에서 나고 자란 패트릭은 16세 때 해적에게 붙잡혀 아일랜드에 노예로 팔려갔고, 그곳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다. 6년 후 성인이 되자 탈출해 영국행 배에 오른 그는, 30세 되던 해 꿈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노예 생활을 했던 아일랜드로 다시 떠난다.

노예가 아니라 선교사로 아일랜드 땅을 밟은 패트릭은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고, 박해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각종 미신이 난무하던 아일랜드에 200여개의 교회가 세워졌고, 10만여명이 회심했다. 그가 죽고 300여년 후인 8세기 무렵, 한 무명 시인이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를 지었다. 이 찬송은 고대 아일랜드어로 쓰여 오랫동안 묻혀 있다, 1905년 영어로 번역되면서 유명해졌다. 사람들은 이 시에 아일랜드 민요 ‘슬레인(Slane)’의 청아한 선율을 붙여 불렀다.

▲책 속 한 장면. ⓒ아가페북스 제공

책 <은혜의 찬송 이야기>는 ‘기뻐하며 경배하세’,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 ‘갈보리 산 위에’ 등 주옥 같은 찬송가 65곡에 담긴 하나님의 일하심을 소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국의 딸이 소천했다는 편지를 받고 작곡한 장수철 교수의 밝은 곡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새 570)’, 시각장애인 토마스 헤이스팅스가 쓴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이는 곡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새 550)’ 등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아이러니’들도 실려 있다.

저자는 새찬송가 158장 ‘서쪽 하늘 붉은 노을’의 작곡자이자 <은혜와 감동이 있는 숨겨진 찬송 이야기>를 쓴 김남수 박사(침신대)와 그의 아들 김동녘 선생. 김남수 박사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애창하고, 사연이 있는 65곡을 선정했다”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자료를 수집했고, 설교집과 자서전 등을 통해 가사와 곡을 짓게 된 동기를 살폈으며, 생존 작가들은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부제는 ‘삶으로 증명한 선진들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