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본주의자협회(American Humanist Association)가 8일(현지시각) “설문조사 결과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미국인 중 3분의 1이 ‘하나님 아래서’(under God)란 문구를 제거하길 원한다”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기’(Don't Say the Pledge) 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크리스천 단체들은 “이 어구를 그대로 두길 원하는 이들이 제거하길 원하는 이들보다 훨씬 많다”며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반박했다.

인본주의자협회의 로이 스펙하르트(Roy Speckhardt) 이사는 “국기에 대한 맹세에 포함된 ‘under God’이란 어구는 무신론자를 제외하며, 따라서 ‘이를 따르는 모든 중요한 개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펙하르트는 “우리에겐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나님을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모두 받아들이기 적당한 것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기’ 운동은 Seidewitz(Seide는 프랑스어로 ‘맹신자’를, Witz는 독일어로 ‘위트, 농담’을 뜻함) 그룹이 실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발족됐다. 이들은 지난 5월 29일 미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 중 34%는 ‘하나님 아래서’라는 문구를 제거하길 원했으며, 이는 앞서 다른 단체들이 시행한 어떤 연구에서 발표된 수치보다도 높다.

1954년 ‘국기에 대한 맹세’에 ‘하나님 아래서’라는 문구를 첨가한 후, 지난 몇 년간 이에 관한 법적 도전이 이어졌다. 지난 5월, 매사추세츠 주 대법원은 이 문구 제거를 요구한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하나님 아래서’라는 단어들이 종교적 색채를 띠는 것은 사실이나, 법원은 이 맹세의 역사와 단어들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일관되게 마무리짓도록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하나님을 언급하고 있긴 하나,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애국심의 발로이지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스펙하르트는 인본주의자협회(AHA) 내 법적 기관이 뉴저지에서 소송을 검토 중이나, 판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가족연구위원회(the Family Research Council) 소속 종교자유센터(the Center for Religious Liberty)의 트래비스 웨버 디렉터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기 운동’을 회의적으로 본다. 그는 “AHA는 다른 노력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웨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적어도 9명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현재 상태대로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점점 더 주류에서 물러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