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정치적 유불리 따지기보다 ‘중독’ 인식을”

[성명서] 담뱃값 인상을 조세문제로 변질시켜 금연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모든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

지난 11일 정부는 금연종합대책을 통해 현행 평균 2,500원인 담배 가격을 내년 1월부터 2000원 오른 평균 4,500원에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담뱃값이 가장 싸고, 성인 남성(19세 이상) 흡연율은 43.7%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담배 가격은 OECD 평균인 6,5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청소년 흡연율은 2013년 기준 남성 14.4%, 여성 4.6%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며, 질병관리본부 ‘2013년 청소년 건강형태’ 온라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흡연 청소년 2명 중 1명은 담배를 직접 구매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청소년 흡연이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의 이번 담뱃값 인상을 환영하고 있고, 이번 기회에 가족들이 금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12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담뱃값 인상 찬성이 54.4%, 반대가 37.0%로 조사되었고, 41.4%의 응답자가 ‘담뱃값이 인상되면 금연할 것’이며 35.3%는 ‘양을 줄여서 흡연할 것’이라고 응답해, 10명 중 7명 이상이 금연 및 절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담뱃값 인상은 매우 환영할 만하며 10년 전 인상 때와는 달리 물가연동제 적용, 편의점 담배광고 전면 금지, 담뱃값 흡연경고 그림 첨부 등 비가격 요소를 대폭 보완한 금연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보다 진일보한 조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의 담뱃값 인상은 흡연자들의 눈치를 본 소극적인 측면도 있다. 선거기간과 맞물려 담배값을 인상하지 못해 온 사례를 보더라도 오히려 선거가 없는 호기에 OECD 최고 수준의 흡연율을 신속히 낮추기 위해서라도 보다 과감하게 OECD 평균인 6,500원으로 인상하는 강력한 정책을 제시했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국민들을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소극적인 금연정책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정책을 요구해야 할 새정치민주연합과 참여연대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들이 오히려 담배값 인상을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터는 질 나쁜 서민증세라고 비하하며 정부를 비난하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니코틴 중독의 폐해를 생각해 볼 때 우리 사회의 중요 담론을 이끌어 가야 할 공공성을 가진 기관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담뱃값 인상을 금연정책의 정당한 조치로 적극 지지하며 보다 확대된 금연정책을 제시해야 할 주체들이, 오히려 서민증세 논리로 변질시켜 금연운동 확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결국 정부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적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금연정책을 비롯한 중독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들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도박중독, 알콜중독, 게임중독, 마약중독, 성중독 등 모든 중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우리 사회 모두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담뱃값 인상정책을 적극지지하며 서민세수 확대 꼼수라는 말로 금연운동 확산의 호기에 발목을 잡지 말고, 더욱 강력한 금연정책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늘어나는 세금에 대해 그 사용처를 분명하게 하고 ‘꼼수 증세’라는 비난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대안을 내놓아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더욱이 건강증진 부담금에 대한 사용처는 반드시 명문화해 엉뚱한 곳에 사용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니코틴중독을 비롯한 각종 중독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전력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2014년 9월 14일
중독예방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