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장기기증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운동본부 제공

“서울시민 여러분,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초록 리본을 달아주세요!”

9월 12일,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가 주최하고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 목사, 이하 운동본부)가 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행사가 서울시청 다목적홀과 서울광장에서 진행됐다.

지난 3월, 서울시 의회는 장기 등 기증등록 장려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9월 9일을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는 등,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다. 이에 서울시 주최로 기념식이 진행된 것. 추석 연휴로 이날 진행된 기념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관계자, 장기기증 운동 관련 유공자, 기업,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KBS 박주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선포, 시민들과 함께 생명의 나무에 초록리본 달기 등이 진행됐다. 초록리본은 전 세계에서 ‘장기기증’을 뜻하며, 서울시는 내년부터 시민들에게 초록리본 차량용 스티커를 대대적으로 배포해 장기기증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박 시장은 순수 신장기증인에게 표창을 수여했고, 연예인 홍보대사와 협력 기업 및 기관에 서울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생명나눔의 감동을 함께 나누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표창을 수여받은 시냇가푸른나무교회 신용백 목사 등과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살고 있는 이식인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축하 인사와 함께 소감을 전했다.

▲추모공원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 ⓒ운동본부 제공

다음날인 13일, 운동본부는 올림픽공원 내 피크닉광장에서 ‘2014 생명의 물결 걷기대회’를 개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고 간 기증인들을 기리는 1일 추모공원을 운영하고 걷기대회를 실시했다.

추모공원에는 4살 아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기증인들의 얼굴이 담긴 기념비가 공원에 놓여 이목을 끌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기념비 앞에 서서 헌화하거나 짧게 묵념했다. 자녀나 부모,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은 생명을 나누고 떠난 기증인들을 기리며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지난 2002년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지면서 신장, 심장 등을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린 故 편준범 씨의 아버지 편무성 씨는 “오늘 우리 준범이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우리 아들의 모습을 함께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故 왕희찬(당시 4세) 군의 기념비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딸 수현 양과 공원을 찾은 아버지 왕홍주 씨는 “수향이에게 먼저 떠난 오빠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추모공원 덕분에 희찬이가 하고 간 아름다운 일들을 수향이에게도 이야기해 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추모공원을 찾은 장기기증 서약자들은 뇌사 장기기증인들의 기념비를 바라보며, 서약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 최윤주 씨는 “장기기증 서약을 했지만, 막연히 나중에 기증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오늘 실제로 기증자들과 가족 분들을 만나니 내가 한 서약이 얼마나 아름다운 결과를 낳는지 몸소 느끼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추모공원을 차린 올림픽공원에서는 유가족 뿐 아니라 생존시 신장기증인 및 이식인, 장기기증 서약자 700여명이 참석한 걷기대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걷기대회 후에는 다양한 부스홍보가 진행됐고, 생존시 신장기증인들과 이식인들의 체육대회도 마련됐다.

박진탁 본부장은 “수도 서울에서 국내 최초로 장기기증의 날을 선포하고, 서울 시민들과 감동적인 기념행사를 함께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한 서울의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이제 국가적으로 장기기증의 날을 기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사랑홍보팀 02-363-2114(내선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