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훈 목사(신광교회, 실로암세계선교회 대표)의 ‘영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저서 ‘영의 눈이 열리다’.

영의 눈이 열리다

한양훈 | 有하 | 228쪽 | 11,000원

최근 3년여 간 영성과 관련된 7권의 저서를 쉬지 않고 쏟아낸 한양훈 목사(신광교회, 실로암세계선교회 대표)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지대하다. 많은 기독교인들의 관심분야이면서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적인 세계’에 대해 학문적 토대와 풍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설파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쇄를 발간한 <영의 눈이 열리다>는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영성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양훈 목사의 ‘영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제가 어떻게 영안이 열렸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려는 것과,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제가 영적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책을 저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영적인 환경 속에서’, ‘영적인 세계를 알아가다’, ‘영적인 세계로 들어가다’, ‘영성의 깊이를 더하다’, ‘사역이 확장되다’ 등 총 5부로 나눠 어린 시절과 사역 준비과정, 본격적 영적 사역과 사역의 진전 및 확장을 각각 다루고 있다.

6·25 전쟁통에 태어난 저자는 어린 시절 외가에서 많이 울었던 이유를 ‘영적 환경’에서 찾고, 아버지와 여동생의 병으로 시달렸던 초등학교 시절 살던 집을 ‘영적 답사 연구’를 위해 50여년 만에 찾을 정도로 ‘영성’에 관심이 많다. 저자의 아버지는 ‘치유 사역자’로, 그의 영성 탐구는 ‘집안 내력’이었다.

어린 시절 대표적인 일화로 저자는 ‘독사에 물린 일’을 꼽는다. 15세 되던 해 가을 여동생과 서울 평창동 뒷산으로 산초열매를 따러 갔다 독사에 물린 그는 정신없이 집으로 뛰어내려와 왼쪽 발목을 끈으로 동여맸지만, 발은 퉁퉁 부어올랐고 정신은 혼미해졌다. 아버지는 외부 집회 인도 중이었고, 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날 밤은 내 일생 가장 괴로운 날로 기억된다. 온 몸이 쑤셔 단 10초도 제대로 누워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밤새도록 몸을 뒤척이고 끙끙 앓으면서 울었다. 그 흔한 진통제나 영향제, 항생제 한 알 입에 넣지 못한 채 밤을 꼬박 지새웠다. 누구 하나 독을 빼주거나 처방을 내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저자는 어떻게든 오늘 밤만 넘기자고 다짐했고, 주님께 기도드렸다. ‘저를 살려주시면, 주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그의 병은 나았고, 그의 영적 여정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시험공부보다 성경 읽기와 기도에 힘썼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도 뜨거운 가슴을 억제하기 힘들어 강원도 산골짜기로 가서 개척을 준비하기도 했다. 아버지 때문에 영적 은사가 많은 이들이 집을 들락거렸던 영향도 받았다.

‘고생길’이라는 아버지가 만류에도, 고교 졸업 후 그는 신학교(총신대)에 들어간다. 물질적 어려움 속에서도 시간은 흘렀고, 그는 성경에 빠져 살았다. 전도사로 사역을 병행하던 어느 날, 하루 종일 성경을 읽다 잠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이 멀쩡해졌는데, 갑자기 몸이 서서히 굳어졌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가운데, 높은 곳에서 ‘P.R.I.E.S.T’라는 음성이 들려왔다고 한다. 그는 하나님께서 제사장으로 부르셨다고 확신했다.

깊은 영적 체험 후, 더욱 성경 말씀과 사역에 매진했다. 이때의 체험은 저자의 평생 목회생활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잘될 때는 교만하지 않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늘 의식하면서 겸손의 길을 걸어가려 애썼고, 힘들 때는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셨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고난을 견디며 주의 일에 힘쓸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체험은 ‘사탄에게 공격을 받고 죽을 뻔했던 일’이다. 영적 체험으로부터 5년 후, 강도사 고시를 준비하러 한 기도원에 1주일간 머물렀다. 비가 내리는 어느 저녁, 방문을 바라보고 잠시 누웠는데 도깨비 형상을 한 두 놈이 문을 열지도 않고 스르르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 중 한 놈이 그의 목에, 다른 놈은 가슴에 걸터앉아 계속 웃었다. 순간 다시 그의 몸은 마비됐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렇게 1-2분이 흘렀고,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그는 간신히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악한 영은 물러가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도깨비들은 뒤돌아서서 빠져나갔고, 몸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펑펑 울었다.

▲지난 3년간 영성과 관련된 7권의 저서를 쉬지 않고 쏟아 낸 한양훈 목사. 그 중에서 ‘영의 눈이 열리다’는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저서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이후 33세가 되어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와 기도원 사역 등을 했으며, 영적 과도기를 거쳤다. 이후 기도원들을 다니며 영적 순례를 시작한다. 그에게는 ‘가난하고 약하고 병든 자들을 위해 사역할 것’이라는 예언이 항상 뒤따랐다. 순례가 계속되면서 기도하고 은혜받기 원하는 목회자들과 만나게 됐고, 돌아가면서 집회를 여는 등 열정적으로 주님을 사모하게 됐다. 깊은 회개가 이어졌고, ‘영안’이 열려 성령 충만과 은사를 경험하게 된다.

이후 악한 영들을 진단하고 쫓아내는 본격적인 사역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기존 신자들에 대한 진단과 회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야 성도들이 악한 영에게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는 한국교회를 위해 자신과 같은 사람을 이 땅에 100명 더 세워달라고 기도했다. 주님은 이에 응답하셨고, 현재 사역자 600여명과 100곳 이상의 센터에서 이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이후에는 이 사역을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 실로암선교회와 치유를 위한 실로암하우스를 설립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설교자나 교회를 부흥시킨 목회자들은 계시지만,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목회자나 성도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치유 사역자도 많이 있지만 세계적인 수준이라 드러낼 만한 사람도 거의 없는데, 이러한 이유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너무 분주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분주함과 영성은 극과 극”이라며 “영성을 추구하려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목회 환경에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는 어쩌면 회개를 잃어버린 세대일지도 모른다”며 “한국교회는 회개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은사에 대해선 “영성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쪽이라면, 은사는 사람을 향하여 나아가는 쪽”이라며 “은사는 영성이 약해도 나타날 수 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거룩함과 순결함이 약해도, 은사를 달라고 많이 기도한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받을 수 있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은사를 얻기 위해 하나님께 간구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깊은 회개를 하면서 자신을 정결하게 한다면 큰 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대부분 영성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은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고 수준의 영성가 혹은 은사자가 되려면 깊은 회개를 통해 거룩하게 되어야 하고, 악한 영이 그의 몸과 가정에 역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의) 이소진 간사(010-9076-7983), 신광교회(032-651-5257, 661-5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