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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의 타가스테에서 태어난 아우구스티누스(354-430)는 초대교회 교부(敎父)들 중 최후의 인물이자 가장 위대한 인물이었다. 그의 어머니 모니카는 경건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그의 생애는 사도 바울의 경우처럼 갑작스럽고도 극적인 회심에 의해 시작됐다. 그 체험은 그의 나머지 생애와 사상을 결정해 주었다. <고백록>에서 그는 자신의 젊은 날과 회심을 회상하면서 그 체험의 지속적인 영향을 증거하였다.

물론 고백록은 단순한 자서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선하심에 대한 웅장한 찬양송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그의 죄악 뿐 아니라, 위대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에 대한 찬양인 것이다. 그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을, 성경을 통해 얻은 영감으로 기록하였다.

고백록은 세 가지 부분으로 구분돼 역동적 구조를 지니게 된다. 제1권부터 9권까지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회상으로, 인간의 죄와 그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관용에 관한 내용이다. 제10권은 두 번째 부분으로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적 현재 상태를 묘사해 주고 있다. 고백록을 기록할 당시, 주교로서 그는 양심에 대한 문제를 술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부는 11권부터 13권까지로 하나님의 창조 계획과 목적으로 비추어 볼 때, 인생의 궁극적 의미에 관해 미래지향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 부분은 실제적으로 창세기 서론에 관한 명상이다.

이 책을 처음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제1권 부분의 솔직한 표현과 고백에 즉각적으로 흥미를 느끼게 되며, 제2권 부분의 친숙한 개인적인 명상과 회고에 몰입하게 되고, 제3권 부분의 장대한 사상과 통찰에 감명을 받게 된다. 결국 이 책의 각 부분들은 각기 독특한 개성을 지니며, 동시에 전반적으로 일치된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 단편적으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개인적인 인생담에 얽힌 시련과 승리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그리스도인이 걸어가야 할 삶의 여정이라는 교훈을 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육체의 정욕에 얽매여 있던 31살 때의 청년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때 내 죄악은 점점 증가되기만 했습니다. 내 정부는 내 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녀가 나의 결혼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에 대한 나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그녀는 아프리카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다시는 남자를 알지 않기로 당신께 서원하면서 아프리카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우리 사이에 얻은 아들을 나에게 남겨두고 떠나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불행을 느끼며 여자보다도 약해져서 내가 구하던 정식 신부를 맞기도 전에, 즉 2년을 기다리지도 못하고 또 하나의 정부를 얻었습니다. 나는 결혼을 사랑한 사람이 아니라 정욕의 노예였기 때문입니다. 병든 내 영혼은 정욕의 노예가 되어 더욱더 곪아 가기만 했습니다(Ⅳ. xv. 25).”

아우구스티누스가 살던 시대에 북아프리카에는 마니교라는 종교가 번창하고 있었다. 마니교는 이 세상의 모든 악과 고통은 구약의 조물주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약의 하나님은 신약의 하나님과 무관하다고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마니교에 매력을 느낀 나머지, 9년 동안이나 이 이단 종교의 일원으로 남아 있었다.

<고백록>에 따르면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공적인 삶을 살면서도 그가 가입한 마니교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후에 밀라노에 간 그는 그곳에서 암브로시우스(Ambrosius) 감독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386년 8월 어느 날, 그는 밀라노(Milano) 그의 집 정원의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 “하나님, 언제까지 이렇게 시간만 낭비해야 합니까?” 라고 부르짖었다고 한다. 그때 그 부르짖음에 대해 답변이라도 하듯, 어린아이들의 노래가 들려 왔다. 그 노래 가사는 ‘집어서 읽어 보아라(라틴어로는 Tolle lege)’였다.

그는 로마서 13장에서 눈에 띄는 말씀 몇 절을 읽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 13:13-14)”. 그의 회심은 이렇게 이뤄졌다. 성경책을 덮고 나서 그는 “나도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한 위대한 그리스도교 성자의 생생한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서 결코 우리는 고백록을 읽을 수 없다. 유명한 현대 문학가들이 이 거룩한 주교의 전기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인격적이고 신앙적인 면에서 그에게 많은 감명을 받았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자성적으로 분석한 업적은 후기 그리스도교 심리학의 초석을 이루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그의 진리 사랑이다. <고백록>은 한 인간의 진리 추구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종류의 고백적 글은 서구 역사에서 최초의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기독교 문학에서도 최초의 고백 문학에 속하는 이 작품은 인간의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쉴 때까지는 참된 안식과 평안을 얻지 못함을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