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목사(열방빛선교회 대표, 황금종교회 담임).

1990년대 중반 북한에 아사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던 때에, 무작정 중국으로 탈북했던 이들의 생존 환경은 비참했습니다. 중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고 중국어도 몰랐으며, 중국 정부는 북한 정부와 협력하여 체포·강제북송하기 때문에 생존에 필요한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탈북자들은 계속해서 쫓겨 다니며 생존을 위해 범죄로, 여성들은 매매 결혼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비참한 상황 속에서 숨어 살아야만 했습니다. 저들은 한국 선교사들이 제공하는 생존 시설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원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불가항력적으로 선교 활동에 흡수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으로 시작된 ‘중국 탈북민 대상 선교활동’은, 많은 경우 비밀 미션홈을 중심으로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구제하는 방식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2000년 초반부터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3만 명 가량의 탈북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해 가면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과도 친척·가족·친구 등의 인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아직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중국에 잔류해 있는 탈북자들에게도 경제력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들은 한국행이 더 이상 불가능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일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유럽·미국·영국·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도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주기 시작하고,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중국에 다년간 체류하던 탈북자들도 빠르게 중국 사회에 적응해 갔습니다. 직업이나 결혼을 통해서 중국 사회에서 생존 기반을 만들어 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내 북한 선교 사역의 기반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은 선교사들이 제공하는 미션홈에서 장기적으로 머물러 있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지하 사역장에 숨어서 기약 없는 나날들을 보내면서 체포·북송의 위험 속에서 성경공부하는 것을 원치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비밀 미션홈을 중심으로 말씀과 양식을 공급하면서 진행하던 대부분의 북한 선교 사역 현장들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대대적인 선교 방향의 재설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밀 미션홈 중심의 사역 방식에 대해서 중국 공안과 북한 보위부는 이미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기에, 안전하게 오랫동안 사역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모든 탈북자들의 유일한 희망은 한국이었습니다. 한국은 탈북자들에게 신분을 보장하고, 아파트를 제공해 주며,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해 주기 때문입니다. 탈북자들이 보기에 한국은 풍족하고 아름다운 삶이 있는, 지상의 낙원이었습니다. 이 절대적인 믿음 때문에 이제는 3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 살아 본 탈북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에서의 삶이 중국에서의 삶보다 더 어렵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도 치열한 생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쳐야 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결국 탈북자들은 한국이 자기들이 살 수 있는 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다시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갑니다. 미국이나 영국·캐나다·호주·독일과 같은 나라에 가서 다시 탈북자의 신분으로 망명 신청을 해서 살아갑니다. 그곳에서는 탈북자들이 살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외국으로 가게 되면 언어와 문화의 장벽까지 생겨날 뿐 아니라, 외국 정부에서 이들의 정착에 한국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탈북자들에게는 북한이나 중국, 한국이나 어떤 나라라 할지라도 고통의 형태만 바뀔 뿐 여전히 고통스럽고 생존이 불가능한 곳일 뿐입니다.

탈북자들은 결국 자기들이 살 수 있는 땅은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깨달고 깊이 절망합니다. 더 이상 바라볼 수 있는 희망도 없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도 없는 탈북자들은 정신적으로 허약해집니다. 쉽게 절망하고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고,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막무가내로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저들을 북한선교의 일꾼들로 키워야 합니다.

탈북자들을 북한선교의 일꾼으로 키우는 데 있어서 최적의 장소는 이제 중국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고 바로 한국입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오랫동안 북한선교를 위해 기도해왔던 한국교회들에 주신 기회이며 복입니다.

최광 목사는

탈북자·북한 선교에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온 열방빛선교회의 대표이자 황금종교회의 담임목사다. 1998년 중국에서 10명의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북한 선교를 시작, 이후 350여명의 탈북자들에게 복음을 전해 200여명에게 예수를 영접시켰으며, 70여명을 탈북자 선교사로 세웠다. 순교자도 17명이나 배출했다. 그러다가 중국과 국내 탈북자 사회의 변화로 인해 북한선교의 중심무대가 중국이 아니라 남한으로 옮겨졌다고 판단하고, 2011년 8월부터 국내에서 북한선교를 시작했다. ‘성경 통독’과 ‘북한 사람 스스로 북한 사람을 전도하는 방식’으로 많은 열매를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에 북한선교의 거점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새 성전 부지를 매입, 건축을 추진하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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