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지금 세상에는 바보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너무나 영악하여져서 모두 살아가기가 힘들어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들만 모이면 힘들어진다. 모두 똑똑하고 셈이 빨라 손해보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보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계산하며 살지만 바보스런 사람들은 계산하지 아니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두뇌 회전이 빨라 얼굴이 굳어져 있지만 바보들은 머리가 돌지 않아 웃으며 살아간다. 성경에도 바보들의 이야기가 있다. 구약성경 창세기 26장에 대표적인 바보 한 사람이 나온다.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이다.

이삭이 당대에 바보 노릇을 하였던 이야기는 그가 7번이나 거듭 판 우물이야기에 나타난다. 중동 지방에서 우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물 하나로 인하여 부족 간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 지방에서는 우물 하나 파기가 그렇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모래벌판 한가운데서 물길을 잡기도 어렵거니와, 물줄기를 잡았다 하더라도 무너져 내리는 모래로 인하여 우물을 완성하기가 몹시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삭은 그렇게나 파기 어려운 우물을 무려 7개나 팠다. 이삭이 왜 그렇게 많은 우물을 팠을까? 그 이유는 이삭이 판 우물을 불량한 이웃이 뺏으려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삭은 이웃이 부단하게 우물을 뺏으려 하였을 때에 조용히 양보하고 물러서기를 거듭하였다.

주위 사람들이 이삭이 판 우물을 자기 것이라 억지 주장을 할 때마다 이삭은 조용히 물러섰다. 그리고 다른 골짜기로 가서 다시 우물파기에 전심전력을 다 하였다. 그가 우물을 팔 때마다 물 근원이 터져 우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평생에 한 우물조차 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파 놓은 우물을 뺏으려 드는 때에 이삭은 그렇게 살지 않았다. 양보하고 조용히 물러서기를 계속하였다. 바로 바보 이삭으로 살았다.

그렇게 판 우물이 일곱이나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양보하고 물러선 이삭은 가는 곳마다, 하는 일마다 잘 되었지만, 이삭의 우물을 빼앗은 사람들은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았다. 우물파기에 열중하였던 이삭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우물 빼앗기에 열중하였던 사람들은 재난과 고난의 삶이 이어졌다.

하나님은 바보처럼 사는 이삭과 함께 하셨다. 그리고 결국은 바보스런 이삭이 승리하였다. 우물을 빼앗았던 사람들은 똑똑하였으나 불행하게 살았고, 우물을 빼앗기기를 거듭하였던 이삭은 행복을 누리며 살았다. 우리 모두 바보가 되어 이삭처럼 살아가기를 다짐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