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비전 입시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이하 입사기운동, 공동대표 박상진·정병오·방선기)이 주최하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좋은교사운동, 직장사역연합, 동숭교회가 주관한 제3회 비전 입시 설명회가 ‘하나님의 꿈으로 입시 바라보기’를 주제로 23일 오후 서울 동숭교회(담임 서정오 목사)에서 열렸다.

왜곡된 입시·사교육 문화를 하나님의 교육으로 바로 세우려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세미나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는 입사기운동은, 세속적 입시 설명회에 대응하기 위해 크리스천 학부모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입시에 대한 기독교적 기준을 제시하는 ‘비전 입시 설명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선 정병오 교사(문래중, 좋은교사운동 전 대표), 김진훈 교사(숭의여고), 박상진 교수(장신대), 정재원 교사(송의여고), 김선자 교사(소명중고), 이종철 연구원(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등이 강사로 나서 이론과 실제를 아우른 강연을 펼쳤고, 이후에는 참석자들과 전문교사들의 ‘1:1 진로상담’ 시간도 마련됐다.

▲정병오 교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특히 ‘기독교사가 바라본 입시’를 제목으로 강연한 정병오 교사는 “오늘날 교육 현실은 그야말로 남들보다 앞서야 하는 경쟁 체제로, 내가 100점을 맞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100점을 맞은 학생이 몇 명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성적에서 남들보다 뒤진 학생들은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과 좌절감으로 인해 또 다른 재능을 키울 수 있는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성적이 남들보다 앞선 학생들조차도 그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에 짓눌려, 배움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 시기에 배우고 누려야 할 것을 배우고 누리지 못해, 뒷심이 발휘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면 스스로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자기주도성과 문제해결력을 키우지 못한다. 이는 개인적 손실이자 국가적 손실”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사는 또 “사교육 바람은 결국 학교 교육에 대한 집중력 저하로 나타난다”며 “대학 교육 역시 취업 준비와 스펙 쌓기의 장으로 변해 학생들에게 지적근력과 문제해결력을 길러주지 못하고, 이는 학문 발달의 저하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대학 공부에 대한 열의나 준비가 되지 못한 학생들까지 소위 ‘대학 간판’을 위해 무리한 진학을 하다 보니 비효율성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크리스천들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 교사는 “학교와 학원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다가, 조금의 여유가 주어지면 온갖 미디어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면서 “가정에서 말씀을 읽고 나누며 같이 기도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 교육도 이런 추세에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대학과 직장을 성취해도 신앙을 잃어버린다면 과연 그 사람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우리는 덜 중요한 것을 위해 너무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적으로 입시가, 대학이, 그리고 높은 수익과 안정을 보장하는 직장이 중요하다 해도, 이 모든 것은 하나님 앞에서 상대화되어야 할 가치다.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주실 수 있는 분일 뿐만 아니라, 주시지 않는다 해도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그분만을 섬기는 데서 온다. 그러나 지금 부모 세대는 하나님보다 대학과 직장이 더 중요하며 하나님도 이것을 더 잘 갖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앙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 교사는 “입시는 삶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매우 좋은 기회”라며 “대학을 끝이 아닌 시작이자 과정으로 생각할 때, 입시를 통해 내 삶 전체를 인도해 가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과 자산”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내게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충실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경험하고, 공부를 포함한 여러 현실적인 입시 준비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과 한계 가운데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한다”며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되지만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도우심의 역사는 입시 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주어진다. 또 하나님께서 여러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통해 나를 인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 밖에도 ‘자신의 강점으로 찾는 전공’ ‘대안학교 특별전형 가이드’ ‘대학 입학의 이해와 전략’ ‘나를 위한 하나님의 학습법’ ‘스윗스팟: 미션, 마이웨이를 찾아라!’ 등 다양한 강연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