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이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상임대표 이종윤 목사)이 22일(금) 오후 5시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에서 ‘주여, 북한 동포를 구원하소서!’라는 주제로 ‘2014 통곡기도대회’를 개최했다.

상임대표 이종윤 목사(한국기독학술원 원장, 서울교회 원로)는 “고통당하는 북한 형제들에게 무관심했던 한국교회가, 이제라도 눈물을 흘려야 한다. 북한 동포의 신음을 듣고 모든 성도들이 ‘이제라도 울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통곡기도대회”라며 “인권은 신권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인권을 인간이 빼앗고 있다. 탈북자는 난민이며, UN은 탈북난민수용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윤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이날 이종윤 목사는 ‘누가 요셉을 위해 울었나’(창 37:34~35)라는 주제의 설교에서 “구덩이에 빠진 요셉에게는, 그를 대신해 형들과 싸워줄 사람이 필요했다. 북한의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해 싸워줄 사람이 누구인가? 고통당하는 사람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복 있다”며 “열흘 동안 WCC 부산총회에 참여하여, 매일 책임자들을 만나 북한 인권에 대해 언급하자고 말했다. 다 약속했다. 그런데 마지막 성명서에서 침묵하여 너무 실망했다. 후에 WCC 부총무가 본부에서 내게 편지를 보냈는데, ‘너희 한국 대표들이 반대해서 올리지 못했다. 애를 썼는데 안 되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오늘 한국의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셉을 위해 늙은 아버지 야곱이 울었다. 오늘 북한 주민을 위해 누가 울고 있는가. 중국인도 러시아인도 일본인도 아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다. 한국은 대형교회도 많고 교인도 많고 선교사도 많이 파송하는데 왜 우시나? 우리의 잔인함, 무관심, 위선적 행위를 슬퍼하시는 것이다. 오늘 통곡기도회는 북한 주민들이 불쌍하다고 통곡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무관심에 주님이 울고 계신 것에 통곡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에, 아무도 그것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울지 못하는 닭, 짖지 못하는 개처럼 아무 소용없는 신자가 된다면 주님께서 슬퍼하실 것이다. 인권을 착취하는 것은 신권을 착취하는 것이다. 국회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통회해야 한다. 북한인권법안이 제출된 지 9년이 넘도록 계류 중에 있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에서 다 통과됐는데, 대한민국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역사의 모순을 정상으로 돌이키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통곡하는 울음일 것”이라고 했다.   

▲서경석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대표)는 첫 메시지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남한 주도의 통일만 이뤄진다면,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대박’이다. 한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크리스천은 하나님께서 북한 동포들을 압제에서 해방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해방의 하나님을 고백하고 담대하게 통일을 외쳐야 한다”고 밝혔다.     

탈북자인 이빌립 선교사(열방샘교회)는 “저희 선교사님 두 분이 21살, 26살 탈북 자매들을 연변에서 데리고 오다가 공안에 체포됐다. 며칠 전에도 연길 센터의 선교사님이 세 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체포됐다. 그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양육되어 곧 한국으로 올 예정이었다”며 “지금 선교 현장에는 마음이 가난한 탈북 동포들이 많다. 그런데 선교사들이 없다. 애통해하는 마음으로 선교 현장에 갈 선교사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용희 교수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는 “21C에 기독교를 가장 핍박하는 종교는 김일성 주체사상교이다. 우리에게 북한을 향한 사랑이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북한 주민들 때문에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셨다. 북한에서 예수 믿다가 발각되면 사형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다. 내년이면 분단 70주년이다. 얼마나 북한 동포들이 더 굶어죽고 지옥에 가면 한국교회가 정신 차리겠는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에서 근무했던 안명철 대표(NK Watch)는 “‘정치범이 도망가면 사살해도 좋다. 동정심을 가지거나 부탁을 들어주면 가족 전체를 처벌한다’는 교육을 받았다. 친구 중에서는 정치범을 강제로 철책으로 끌고 가서 죽이고 도망가는 자를 사살했다고 하여,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간 이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정치범 중 90%는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군복무 8년 만에 표창을 받고 집에 왔는데, 아버지는 조국반역죄로 몰려 양잿물을 마시고 자살했고, 동생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 그때 북한체제의 이중성을 알게 됐다. 이후 탈북하여 한국에 왔고, 수용소의 인권 유린 실정을 전 세계에 알렸다.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안이 9년 간 계류 중에 있는데, 인권은 정치가 아니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더 늦기 전에 법이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탈북자인 이애란 박사는 “한국에서 북한 인권을 부르짖을 때, 소외감도 들었고, 외로웠고, 고독했고, 쓸쓸함도 느꼈다. 교황이 왔을 때, 교황청, 천주교, 평화신문에 탈북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북한 인권을 말해 달라고 했지만 냉담했다”며 “한국에서 니콜라이교회가 일어나야 한다. 세상에 북한 인권을 용기 있게 외쳐야 한다”고 밝혔다. 

탈북자인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탈북자들은 돈밖에 모르고 의리 없다’고 한다. 그래서 탈북자사역을 하다가 지쳐서 떠난 사역자들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주님의 사랑 안에 탈북자들을 동역자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돈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려고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는 곳곳에서 탈북민 사명자들을 일으키고 계신다”고 했다.

대회 1부에서는 박노철 목사(서울교회 담임)가 개회기도했으며, 서경석 목사, 이빌립 선교사, 길이진 전도사(사랑의교회 북한사랑선교부), 이용희 교수, 안명철 대표, 이애란 박사, 마요한 목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2부에서는 이종윤 목사가 설교했으며, 샘 브라운백 美 캔사스 주지사가 영상 메시지를 전했고, 김성민 대표(자유북한방송), 임창호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권영해 장로(전 안기부장), 송기성 목사(정동진제일교회), 손인식 목사(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공동대표) 등이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