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누가복음 19장 1-10절에는 예수님께서 여리고를 방문하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여리고성은 구약 시대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함락시켰던 여리고입니다. 성경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리고를 매우 부정적인 도시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리고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기원 전 8천년경 최초의 도시가 세워졌고, 팔레스타인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어 여러 나라 사람들이 드나드는 무역도시였습니다.

당시 여리고는 향유의 주원료로 사용되던 발삼(balsam)으로 유명했으며, 향유 가격이 매우 높은 가운데 여리고 발삼으로 만든 향유가 최고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또 사해와 인접해 있어 유황·소금·역청 등이 매우 풍부하여,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경제적 요충지였습니다. 유명한 여인 클레오파트라는, 연인 안토니우스에게 부탁하여 여리고 발삼 농원을 소유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 후로는 헤롯이 소유하면서 여리고에 자신의 겨울 궁전을 건축할 정도로 유명한 도시였습니다.

무엇보다 여리고 성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후 40년 만에 밟았던 가나안의 첫 성이기도 합니다. 여리고 성은 당시에도 아름다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고, 발삼향 나무 숲과 종려나무 도시로 알려진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바로 이곳에 삭개오라는 세리장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방 특산물에 과도한 세금을 내게 하여 로마 정부에 바쳤고, 나머지는 자신이 착복하여 백성들로부터 좋지 못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는 동족들에게서 외면당하여, 친구 없어 늘 홀로 지내시는 신세였습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왕따’였지요,

그는 자신의 백성들을 괴롭히며, 착복을 일삼아 부유한 삶을 살았지만, 결코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문으로만 듣던 예수님이 여리고 성을 지나가신다는 소식에, 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백성들이 존경하고 따를까 싶어 갑자기 그분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키가 작아 많은 인파들 속에서 전전긍긍하다, 마침 곁에 뽕나무를 발견하고는 눈치 보지 않고 곧바로 그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때 주님의 놀라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오늘 내가 네 집에 유하여야겠다.” 삭개오는 뜻밖의 목소리에 황급히 내려와 주님을 자신의 집에 모셨습니다. 삭개오는 무척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삭개오는 주님을 만나면서 변화 되었습니다. 그는 주님께 말하기를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사 배나 갚겠나이다”고 고백합니다. 이때 주님께서는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의 말씀은 바로 삭개오의 고백입니다. 구원받은 자로서의 즉각적 행동을 말합니다. 특히 삭개오는 인생에 있어 주님과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 만남을 통하여 죄를 뉘우치며 부정으로 착복했던 것들을 다시 가난한 이들에게 되돌려 주었습니다. 또 강압적으로 착복했던 물질들을 4배나 갚겠다는 놀라운 구원의 확신과 변화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입니다.

오늘날 우리 교계에서 삭개오는 그저 키가 작고 뽕나무 위로 올라갔던 세리장으로서, 주님을 만나 변화되었다는 얘기로만 들리지 않습니까? 저도 키가 작으므로 당시 삭개오의 심정을 이해해 봅니다. 오늘날 교계에서 삭개오와 같은 구원의 진실을 보여주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구원의 확신도 없던 분들이 장로와 집사, 권사의 직분으로 많이 일하신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심지어 장로가 된 지 20년이 훨씬 넘은 분이, ‘새로 부임한 목사님을 통해 비로소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고 하시기도 합니다. 그것도 많은 항존직들 앞에서 그런 말씀을 토해 내십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그 말씀을 들은 집사님들께 항의 문자가 옵니다. ‘여태 구원의 확신도 없었던 분이 교회 수석장로로 있었느냐’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면,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헌신해야 마땅하고, 어린 양떼들을 위해 남모르는 눈물의 기도와 신앙상담과 구제활동, 그리고 봉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재 시무하시는 모습을 볼 때, 전혀 구원의 확신이 없는 분 같습니다. 전혀 변화된 모습이 보이지 않고, 과거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변화된 분이시라면, 겸손으로 자신을 낮추고 성도들을 존경하며, 소통의 장을 열어 이웃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협력하는 것이 진정 변화된 모습 아닐까요. 교회가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함께하는 장로님들도 전혀 성도들을 위해 일하시는 것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삭개오가 주는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삭개오는 주님을 만난 후, 그 많던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그 많은 재산을 모으기까지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겠습니까. 백성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며 많은 욕을 먹으면서 벌어온 재산을, 주님을 만난 후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교만했던 모든 것들을 과감히 내어 던지고, 곧바로 주님을 따랐습니다.

성도들 가운데에도 세금을 포탈하거나 같은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돈 관계를 옳지 않게 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알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허다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디 삭개오가 보여주는 교훈을 잊지 마시고, 다시 한 번 우리 주님을 만나보세요!

주님께서는 변화된 삭개오에게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며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잃어버린 자를 찾기는커녕, 순한 양떼를 오히려 배척하여 떠나게 합니다. 사랑을 내어쫓고 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라는 분들이여! 제발 삭개오의 교훈을 잊지 마시고,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성도들을 위하여 사명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많은 사이비 이단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순진한 양떼들이 길을 잃고 구렁텅이로 내몰려 있습니다. 어서 속히 삭개오의 회개를 깨닫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주님 재림하시면, 뭐라 말씀하시겠습니까? 주님의 심판대가 두렵지 않습니까? 또 성도들 모두가 교회의 주인입니다. 지도자들만의 교회가 아닙니다.

제발 성경을 바로 읽고 바로 아시기를 부탁드리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함께 펼쳐나가기를 모든 성도와 함께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삭개오가 주님을 만나듯 우리도 함께 주님을 만나며 변화되는 놀라운 사건을 통해, 주님과 성도들, 그리고 이 세상을 위해 열심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며 사랑하시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