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호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문화와설교연구원·새벽이슬·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한 ‘세월호의 기억, 공적 변화를 위한 시작’ 주제 제10회 개혁과부흥 컨퍼런스가, 19~21일 서울 한국기독교선교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진행됐다. 특히 마지막 날 신준호 박사(전 연세대 연구교수)는 ‘세월호 망언을 통해 드러난 한국교회의 신학적 빈곤과 대안’을 발제했다.

신 박사는 이 발제에서 “세월호 사건 이후 몇몇 개신교 목회자의 경솔한 언행은, 잘 알려진 대로 큰 사회적 염려를 불러 일으켰다”며 “희생자의 유족들, 그리고 함께 힘들어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위로 대신 아픔과 상처를 주었던 언행에 대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고 신학적 성찰을 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로 논의를 시작했다.

그는 “인간의 참된 자아는 하나님과 분리되는 순간 ‘너희가 죽으리라’는 말씀대로 죽기 때문에, 이렇게 ‘분열된 자아’는 더 이상 하나님의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이와 같이 하나님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분열된 자아가 이웃의 아픔을 또한 공감하지 못하는 망언을 표출한다. 세월호 망언들의 근저에는, 눈이 밝아 하나님처럼 된 인간의 분열된 자아가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자아가 하나님과 분리되는 이유 중 하나로, 소위 잘못된 ‘구원의 확신’을 들었다. 신 박사는 “인간이 ‘자기 확신’을 통해 자기 의를 내세울 때, 그는 자아의 근저에서 하나님과 분리된다. ‘하나님의 뜻’ 논쟁과 세월호 망언들의 근저에도, 스스로 의롭다고 믿고 스스로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잘못된 ‘자기 확신’이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신 박사는 “믿음은 하나님의 아픔을 공감하는 중에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믿음어어야 한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할 때, 믿음은 의지적 ‘자기 확신’으로 고립되고 변질된다. 그것이 한국교회 안에 퍼진 소위 ‘구원의 확신’이다. 그렇게 변질된 믿음은 근원에서 하나님과 분리되어 스스로 판단의 주체가 되며, 그 결과 이웃과도 분리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회 윤리적 내세관’이 한국 개신교회의 잘못된 믿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새로운 세계는 이 세상에서의 삶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십자가의 죽음이 부활의 새 세계를 연다. 그 고난의 잔은 마셔도 되고 마시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 아니었다. 계시 사건에 근거해 생각하는 우리의 ‘죽음 이후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신 박사는 “분열된 자아의 자기 확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픔을 공감하는 참된 공동체적 믿음이 저항적·실천적 삶을 통해 구원을 얻는다. 참된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믿음이며, 아픔의 공감을 통해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믿음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