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크리스천스쿨협의회(AKCS, 회장 김바울 목사)가 19일 오전 10시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대안학교 법제화에 따른 ‘한국 크리스천 스쿨의 정체성과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회장 김바울 목사가 인사를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회장 김바울 목사(등대국제학교 교장)는 인사에서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어떠한 마음을 갖는가? 김해 여중생 살인사건이나, 윤 일병 사건을 통해 ‘악마를 보았다’고 말한다. 결국 교육이 문제다. 상처와 아픔이 가득한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기독교 교육자들에게 기독교학교를 세우게 하셨다”며 “돈 벌려고 학교 세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다음세대를 양성하고자 하는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안학교 법제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먼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외부에서 우리 자신을 볼 때, 흠 없고 분명한 기독교 철학과 비전 속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가? 외부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적합한 교육을 하고 있는가?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대안학교 법제화를 고민만 하기보다는, ‘크리스천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돌아보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마병식 기독대안학교연맹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후 기독교대안교육센터 마병식 사무총장이 ‘한국 기독교 대안한교의 공공성과 법제화에 따른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마 사무총장은 “우리 기독교 대안학교는 기독교적 교육의 대안을 드러내면서, 공교육과 함께 소통하는 공공성을 추구해 왔다”며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미인가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학교’가 아님에도, 훌륭한 성과를 드러내면서 한국 교육계에 선한 영향을 끼쳐 왔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칭찬할 정도이다. OECD국가 평가에서 수학, 과학은 늘 1, 2등을 차지한다. 그러나 교육을 통한 ‘행복 수준’은 꼴찌다. 이것이 한국식 공교육의 현재 모습으로, 효율성은 높지만 과정의 수준은 떨어지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며 “대안학교 교육은 공교육의 문제를 통해 그 필요성이 드러났다. 공교육이 못하는 부분에 대해, 그 탈출구로 기독교 대안교육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안학교 법제화에 따라 ‘대안교육’이 한국에서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먼저 대안교육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언론은 대안교육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는데, 대안교육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독교 교육은 교육의 본래적 기능을 회복하는 교육”이라며 “기독교적인 것이 교육적이고, 교육적인 것이 기독교적인 것”이라고 했다.

마 사무총장은 “기독교 대안교육은 공교육과 떨어져 있는 ‘고립된 섬’이 아니다. 기독교 대안교육의 성장은 공교육 성장에도 기여하고 우리나라 교육의 정상화에도 기여한다. 기독교적인 것이 교육적이기 때문”이라며 “과거 덴마크에서 공교육이 ‘암흑의 학교’라고 불리던 시절 ‘자유교육’이 시작됐는데, 오늘날 덴마크의 자유교육이 공교육 정상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기독교교육도 한국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기독교 대안교육의 대안성을 교회 내적으로 본다면 ‘기독성’에 있다”며 “우리나라는 교육에 있어 기독성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믿는 사람들은 ‘신앙은 주일학교에서, 학업은 학교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미국 교육자 존 듀이 등은 ‘교육이 매우 종교적’이라고 했다”며 “교육은 세계관을 전파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뜻으로, 그렇게 본다면 크리스천들이 공교육에 무비판적으로 교육을 맡겨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교육의 주체로 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경적 교육은 가정이 주체이고 부모에게 책임이 있음에도, 국가나 교회에 책임을 돌리는 상황”이라며 “가정교육의 회복이 시급한 때가 됐다. 학교는 한 마디로 ‘재활용공장’처럼 돼 버렸다. 아이들이 가정의 스트레스를 쏟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크리스천스쿨협의회 심포지엄. ⓒ송경호 기자

마 사무총장은 “기독교 대안교육은 공익적이다. 기독성 하면 배타성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교육의 원리에 있어서는 ‘섬김’을 말한다”며 “기독교 대안학교에 가 보면, 크리스천 가정이 아닌데도 아이를 받아달라고 하는 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지금 기독교가 욕을 먹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독교 학교에 보내면 우리 아이의 인간성을 책임질 수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기독교 대안교육은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는 교육이지, 공교육을 무시하는 교육이 되어선 안 된다. 기독성 뿐 아니라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공교육과 상생하는 교육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외국에서 명문 초·중·고교를 나와도,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교육은 굉장히 배타적”이라며 “필립스 스쿨을 다니다 와도 우리나라 교육은 인정하지 않는 실정인데, 자부심이라기보다는 굉장히 배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기독교 대안교육이 글로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세계를 섬기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글로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 또한 공교육의 편협성을 견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대안교육시설법을 살펴보면, 교과부가 비인가 대안학교를 교육시설로 등록해 법적으로 양성화 한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학교의 행정을 조정하겠다는 의미가 있어 제한적”이라며 “우리가 교과부에 원하는 것은 대안학교가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고, 헌법에서 부모들의 교육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음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안학교 특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 그는 “행정을 조정하려는 법을 만드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마병식 사무총장은 “기독교 대안교육의 정체성 안에도 교육의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드러낸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며 “기독교 학교들은 신앙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신앙교육으로 말미암은 건강한 아이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공익적인 역할을 잘 감당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자부심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심포지엄 개회기도는 김홍렬 목사(빅하트 크리스천스쿨 교장)가 했고, 기조발제는 정근모 박사(AKCS 이사장, 전 명지대 총장)가 했다. 이후 유은희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과)는 ‘한국 기독학교의 역사가 주는 교훈과 과제’, 크리스 윤 교수(미국 아주사대학교 교육학과)는 ‘다양성 교육의 성공모델: 미국 ’차터스쿨‘이 대안학교에 주는 시사점’, 이웅 목사(AKCS 사무총장, CSIS 교장)는 ‘교육 모델로서 크리스천 스쿨의 글로벌 교육’을 주제로 강연했다. 폐회기도는 윤정호 목사(태화국제학교 교장)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