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CLF 전국대회. ⓒ신태진 기자

제6회 CLF(기독법률가회) 전국대회가 ‘막힌 담을 허시고’(에베소서 2:14)라는 주제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은평구 불광동 팀비전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CLF는 법률 영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인정하고 선포하며, 기독법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안적 삶의 모델을 세워 나감으로써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률전문직과 기독신앙의 통합, 사회적 책임의 수행, 기독 법률가의 직업윤리와 대안적 삶 확립, 공동체 훈련과 교제, 법을 통한 선교, 예비 법률가 지원사역을 6대 목표로 삼고 있다.

대회 둘째 날인 1일에는 세션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사회는 박현욱 변호사가 맡았고, 토론자로는 이일 변호사, 정재훈 변호사, 강한나 변호사, 이신우 로스쿨 학생이 참여해 변호사의 삶과 신앙을 생생하게 전했다.

정재훈 변호사는 “12년 동안 CLF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새내기 변호사 시절에 ‘내가 어떤 변호사가 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다가, 변호사의 현실을 맞닥뜨렸을 때 혼란스러웠다. 변호사에 대한 생각과 현실은 너무 달랐다. 실제 변호사 사무실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내막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변호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며 “그러다가 CLF를 알게 됐고, CLF 선배님들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봤다. 나도 저 길을 좇아가다 보면 어느 정도 선배님들의 모습을 닮을 것 같았다. 그것이 나에게는 큰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법조인 문화라는 것이 정말 가나안의 문화가 최고조에 달한 문화이다. 외부적 치장부터 해서, 누가 승진했고 어떤 사건을 했고 어떤 공직에 갔고 등등 자기 자랑의 극치이다. 모든 자랑이 자신한테 집중되어 있다. 동기 모임에 나가도 마찬가지”라며 “정말 세상의 방법이 지배하지 못하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가르쳐 주신 방법대로 운영되는 법률사무실을 하고 싶다. CLF가 없었다면, 나도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변호사의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일 변호사는 “비교의식 속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다. 법률가들은 교만하고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증명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많다. 나는 이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찾았다. 나는 그리스도인 법률가와 공익 법률가라는 두 가지 정체성이 있다. 어떤 변호사로 살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독 법률가로서 공익 변호사 활동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공익 변호사를 하려고 하니까 ‘적은 월급으로 내 가족을 보살피며 평생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러나 공익 변호사를 선택한 지금은 큰 고민 없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참석자들의 모습. ⓒ신태진 기자

안태훈 변호사(링컴로펌)는 ‘광야에서 하나님의 임재 연습: 개인 기독변호사로서의 삶’이라는 주제의 선택강의에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변호사로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라시는 것은 의뢰인들과 관계자들,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다. 나에게 집중된 모든 중심을 주님께 내어드리기를 원하신다. 교회나 신우회 등에서 예배드릴 때 뿐만 아니라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하나님께 집중하기를 원하신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개업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하는데, 말씀묵상과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평강, 위로, 사랑, 지혜를 가지고 의뢰인을 대한다면, 의뢰인은 이를 통해 변호사를 신뢰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건까지도 맡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번 전국대회에서 벤 토레이 신부(예수원)는 통일과 공동체에 관한 주제강연을 전한다.

198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출범 당시 참여한 기독 법률가들을 중심으로 1995년 ‘기윤실 법률가 모임’이 결성됐고, 처음에는 기윤실 사역의 법률 지원에 초점을 맞추다가 차츰 법률 영역에 기독 전문가 그룹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 이후 1999년 개혁적인 복음주의에 기초한 법률가 모임인 Christian Lawyers Fellowship(CLF, 예수를 사랑하는 변호사 모임)이 창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