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18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교황의 방한은 지난 1984년과 1989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이번이 세 번째. 한국천주교는 일찌감치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를 구성해 채비를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국 주교단과도 공식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또 방한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도 참석한다. 이 밖에 솔뫼성지와 서소문순교성지를 방문하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복(諡福) 미사’ 또한 집전할 계획이다. 국내 7대 종파 지도자들과도 만나는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참석한다.

천주교 측은 이번 교황 방한의 의미 중 하나로 “한반도야말로 세계 평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지점이자 동시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 수 있는 현장”이라며 “남북한의 화합과 일치는 한반도의 안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내 한 성당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진영 기자

그렇다면 개신교는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어떤 시각에서 지켜봐야 할까. 현재로선 천주교에 대한 보수-진보 진영 사이의 전형적 입장이,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천주교를 극단적으로 경계하는 이들은 교리적 오류를 지적하거나 ‘성도 이탈’ 등을 경고하며, 개신교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천주교를 ‘이웃’으로 보는 이들은, ‘한반도 평화’를 기대하며 이번 방한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어느 하나의 ‘극단적’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천주교를 ‘이단’이라며 몰아세우는 것도, 그들을 너무 내세우는 것도 모두 안 된다”며 “다만 역사적으로 3.1운동이나 최근의 북한 돕기처럼, 비록 종교가 달라도 서로를 존중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천주교가 가진 문제점도 있지만 배울 점도 있다. 이번 교황 방한 역시 이런 시각에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본철 교수(성결대 역사신학)는 “교황의 방한을 두고 개신교 내에서 찬반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개신교가 복음적인 크리스천의 삶과 신앙을 성도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타종교로 개종하는 이들을 보면, 그 이유가 어떤 진리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기보다 대개 현재의 신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복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을 경우”라며 “이는 어느 종교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개신교는 이번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성도들의 복음과 신앙에 대한 요청에 어떻게 답변해 왔는지 돌아보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개선하는 등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