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엠선교회의 국제선교선 로고스호프(LOGOS HOPE)가 울산·부산·군산을 거쳐 최근 인천에 도착, 7월 30일 선상에서 공식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 ‘떠다니는 유엔’, ‘현대판 노아의 방주’ 등으로 불리는 로고스호프는, 8월 19일까지 인천항에 닻을 내린 채 다양한 문화공연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인천항 제1부두에 입항한 로고스호프. ⓒ류재광 기자

30일 오프닝에는 로고스호프 선원들과 오엠선교회 및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로고스호프 선장인 크리스 휴즈는 “한국에는 15년 전에도 상선을 타고 왔었는데,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손님을 환대하는 한국인들의 마음만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며 “저는 20년 전 한 선교대회에서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았지만 선교사가 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엠 사역에 대해 알게 된 뒤 제가 가진 은사와 기술을 통해 주님을 섬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몇 달 봉사하는 정도만 하려 했는데 이 사역에 매력을 느껴서 지금까지 이렇게 섬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휴즈 선장(왼쪽)과 통역 이영규 선교사. ⓒ류재광 기자
▲로이드 니콜라스 단장(왼쪽). ⓒ류재광 기자

로고스호프의 사역적 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로이드 니콜라스 단장은 “가자 지구나 우크라이나의 분쟁 소식 등을 들을 때마다, ‘과연 이 세상에 희망(Hope)이 있는가’ 질문한다”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로고스호프에 방문해 찾아 보라고 권했다.

니콜라스 단장은 “로고스호프는 약 60개국 400명의 사역자들이 서로 도우며 화합하는 ‘떠다니는 유엔’이자, 구원을 위해 사역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며 “이 모든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참된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만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배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예수를 통해 참 희망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프닝이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최근 한국 오엠선교회 제3대 이사장에 취임한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는 “한국에 복음이 들어온 지 130년이 지났고, 굳이 로고스호프가 아니더라도 복음을 전하는 도구는 많다”며 “그러나 한국교회가 정체 정도가 아니고 침몰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로고스호프가 한국교회와 백성들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외항선교회 상임회장 이광선 목사는 “밝고 활기찬 인천과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이곳의 이면에는 어두움이 있다. 세월호 참사와 높은 자살률 등으로 많은 이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는데, 로고스호프의 스태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희망을 잘 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이 자리에는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참석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과거 오엠의 또다른 선교선인 둘로스를 여러 차례 방문하고 새로운 선교선 구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을 언급한 뒤, “선교선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들지만 기쁨이 있다”며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에, 특히 북한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에 사랑과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고스호프의 아프리카 합창단이 오프닝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오엠선교회 김수용 대표는 “이번 로고스호프 방한 기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을 여러 번 보고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선교 주체 되시고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고 했다. 박은조 목사는 은퇴선교사 노후 대책을 위해 기도하던 중 오엠선교회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며, 이 일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엠선교회 관계자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로고스호프 한국방문위원회 기획총무 송재흥 선교사와 실행총무 이영규 선교사, 로고스호프 크리스 휴즈 선장과 로이드 니콜라스 단장, 한국오엠 박은조 이사장과 김수용 대표. ⓒ류재광 기자

로고스호프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인도 스태프로 현재 35명이 참여하고 있다. 1만 2000톤급 규모의 선박인 로고스호프는 길이 132.5m, 넓이 21.6m, 무게 1만2000톤 규모로 ‘노아의 방주’와 비슷하며, 2009년부터 사역을 시작한 뒤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고스호프의 이번 한국 방문 슬로건은 LOGOS(말씀·메시지), HOPE(희망), GLOBAL(글로벌), PARTNERSHIP(협력)이다. 로고스호프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복음전도와 문서 사역(로고스) ▲다음 세대에 꿈과 비전 제시(희망) ▲글로벌 리더십 훈련과 개발(글로벌) ▲교회 연합 및 선교 협력(협력) 등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약 50만명이 선교선에 방문하여 하나님의 말씀(로고스·Logos)인 복음을 듣고 읽으며 접할 수 있도록 하여, 한국교회에 정체된 전도의 문을 다시 여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복음에 무관심해져 가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 장년 성도들에게 각 세대에 맞는 창의적·역동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기존 신자들을 선교 자원으로 동력화하고 있다.

사역으로는 전도 훈련과 세미나, 지역교회와 협력한 전도 사역, 방문객들 전도, 대학들과 자원봉사 MOU 체결 및 한국교회들과 사역 연계, 기독 중고등학교 방문 프로그램과 10대들을 위한 컨퍼런스 및 프로그램 기획, 눈높이에 맞춘 초등학교 방문 프로그램과 청소년 선상 틴 스트리트 수련회, 멘토링, 커뮤니케이션, 다양한 기독교 사역, 기독교 문화 행사 등이 진행된다.

‘세계 최대의 선상 서점’인 로고스호프 서점에는 5000여종의 영어 서적과 500여종의 한국어 서적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영어 서적의 경우 평균 50%의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한국어 서적 500여종도 한국 기독교 출판사들이 이 사역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특별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참석자들이 오프닝 후 선상 서점을 둘러보고 있다. ⓒ류재광 기자

자원봉사 프로그램, 8월 7일 글로벌 리더십 세미나, 8월 14일 멘토링 세미나, 글로벌 리더십 훈련 현장, 타문화 체험 등을 통해, 로고스호프에서 사역하는 외국인 선교사들과 더불어 다양한 글로벌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인천 입항 기간 동안 7월 30일부터 8월 18일까지(월-수 오후 3시 30분-오후 7시, 목-토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로고스호프 가이드 투어를 할 수 있다. 비용은 만 14세 이상 7천원, 만 13세 이하 3천원, 만 3세 이하 무료다.

한편 로고스호프는 이번 방한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실의에 빠진 유족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 로고 옆에 애도와 희망의 의미로 노란 리본을 달았고, 7월 9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진도 앞바다에서 조의 및 애도 예식을 진행했다. 인천에서는 힐링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니콜라스 단장은 “사고 소식을 듣고 같이 아픔을 느꼈고, 애도의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길 원한다”며 “하나님 안에 있는 참된 안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