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교수.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시 22:3)

하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창조주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시고 그 가운데 인간을 창조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과 늘 동행하시기를 원하신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기도 하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것이나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의 산책 동반자가 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 17:1)고 명령하셨다. 여기에서 ‘행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히트할레크’는 함께 거니는 산책을 의미한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산책의 동반자로 초청하신다. 우리와 함께 동행하기를 원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만나는 길은 우리 마음대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방법을 통해서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통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찬송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대표적이면서도 공식적인 자리인 예배에서, 말씀과 찬양이 두 기둥 역할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수께서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32)고 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신다. 우리가 자유롭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만남, 곧 하나님과 동행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분이시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시 22:3) 여기에서 ‘찬송’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테힐라’인데, ‘자랑하다’ 혹은 ‘확신하다’는 뜻이다. 찬송은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이다. 그분께서 베푸신 일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나님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찬양은 우리의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을 맘껏 자랑하면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의 당당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계시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야사브’는 ‘자리에 앉다’는 뜻이다. 이 동사는 주어가 누구이냐에 따라 뜻을 달리할 수 있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앉으시는 자리는 곧 왕좌를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찬송은 하나님께서 좌정하시는 왕좌이다. 영어 성경에서는 이 본문을 ‘enthroned on the praises of Israel’이라고 번역하였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신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다. ‘거룩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카도쉬’는 ‘구별하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우리들과 구별되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온 우주의 창조자, 곧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이시다. 찬송의 왕좌에 앉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복된 말씀을 베풀어 주신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은 하나님의 보좌를 이루기에 최고의 것이 되어야 한다. 최고의 찬양이란 우리의 최선을 다하되, 그 위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가 더해진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최선이란 가식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솔함과 순수함을 뜻한다.

‘이스라엘의 찬송’은 고난 속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자랑이다. 하나님께 버림을 받아 아무리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다는 절망감이 이스라엘의 실제 상황이었다(시 22: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과거 조상들이 경험하였던 구원을 떠올리며 하나님께서 베푸셨던 구원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주께 의뢰하고 의뢰하였음으로 그들을 건지셨나이다. 그들이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고 주께 의뢰하여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였나이다.”(시 22:4-5) 찬양은 멀리 계신 것 같은 하나님을 가장 가까운 곳으로 모셔오는 통로가 된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은 잠잠히 계시지 않고 은혜와 사랑으로 구원을 베풀어 주시는, 살아계신 전능자이시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임재는 영광의 구름으로 가득 찬 것으로 표현된다. 그것은 성령의 충만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곳은 언제나 성령으로 충만한 곳이 된다. 성령이 충만하면 성령의 감동이 임하여 닫힌 영혼이 열리고, 막혔던 저주가 풀리고, 말씀으로 깨우침을 받아 영혼이 새로워지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또한 질병이 고쳐지고 귀신이 쫓겨나는 영육의 해방이 뒤따른다.

권혁승 교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B. A.)를 나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Ph. D.)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고 엔게디선교회 지도목사, 수정성결교회 협동목사,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회장,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으로 있다. 권 교수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고전 4:16)을 목적으로 ‘날마다 말씀따라 새롭게’라는 제목의 글을 그의 블로그를 통해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