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는 성자.

구두 닦는 성자

이경윤·지우 | 동아일보사 | 196쪽 | 11,000원

거리에서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제3세계 어린이들을 도운,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성자(聖者) 김정하 목사의 이야기가 동화로 담겼다. 누구보다 가난하고 누구보다 아픈 삶을 살았지만, 결코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더 큰 사랑과 더 큰 감사로 온 세상에 희망의 빛을 선물한 그의 모습이,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지금도 루게릭병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여전히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김정하 목사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정하 목사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가정 형편 때문에 일찍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고, 공장 노동자, 커튼 가게 기사, 막노동꾼, 선원, 외판원, 노점상 등 온갖 궂은 일을 전전하며 주경야독해서 고등학교를 9년 만에, 대학교를 8년 만에 졸업했다. 전기 감전, 연탄가스 중독, 자동차 사고, 폐결핵 등, 그동안 죽을 고비를 넘긴 것만 해도 일곱 번이나 된다.

그러나 김정하 목사는 고비마다 구사일생했고, 어렵게 일하는 와중에 신학대학원까지 진학했다. 그러다 마침내 늦은 나이에 성남에 작은 교회를 개척해, 알코올 중독자와 고아,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했다. 그는 자꾸만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움직였다. 오래 전부터 아이들을 돕고 싶었지만 그럴 만한 돈이 없었던 김정하 목사는, 고심 끝에 구두통을 메고 거리로 나가 팻말 하나 달랑 놓고 구두를 닦았다.

“구두 닦습니다! 2,000원! 수익금 전액은 불우아동을 위해 사용!” 구두를 닦아 번 돈은 한국컴패션을 통해 알게 된 제3세계 어린이들을 돕는 데 썼고, 이 일이 방송에 우연히 알려지면서 단번에 유명해졌다. 기적 같은 그의 삶에 많은 사람들은 환호했다. 급기야는 아름다운 마음과 끝없는 선행으로 ‘나눔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됐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뜻하지 않게 루게릭병에 걸려 더 이상 구두를 닦을 수 없게 됐다. 루게릭병에 따른 근육 위축으로 팔다리를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언어장애까지 겪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김정하 목사는 차라리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렸으니 치료비를 쓰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라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오히려 지금 삶이 덤으로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으로, 건강할 때는 몰랐던 사소한 것까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됐다. 숨을 쉬는 것도 감사하고, 어눌하지만 아직은 “어버버 어버버”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감사하고, 눈으로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모두 감사하게 여겼다. 고난은 그에게 형벌이 아니라, 더 깊은 사랑을 샘솟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었다.

글쓴이 이경윤은

2010년 기독신춘문예에 동화 『천사와 할아버지』가 당선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천사와 악마』 『아! 애양원』 을 비롯해 『정말로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꿈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구』 등을 썼다.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인 글을 꿈꾸며 오늘도 글쓰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린이 지우는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미술교육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진솔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다양한 그림 표현을 연구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파란 젤리 병』 『주문을 외워 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텔레비전이 없어진 날』 『동화의 꽃을 피운 할아버지 권정생』 『저항 시인들과 한용운』 『아빠를 보내는 일주일』 『영어로 읽는 자전거 도둑』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유치원엔 네가 가!』 등이 있다.

김정하 목사(http://cafe.daum.net/cfck)는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공장 노동자, 막노동꾼, 선원, 출판사 외판원, 노점상, 건강식품 세일즈맨, 중국어학원 강사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주경야독하며 9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다시 8년 만에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했다. 서울장신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나와 2006년 샬롬교회를 개척해 목회하던 중, 틈틈이 구두를 닦으며 모은 돈으로 제3세계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감동을 줬다. 2010년, 뜻하지 않게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지만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변함없는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11년 가을, 안수를 받고 늦깎이 목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