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진로교육 양성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신태진 기자

2014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교수) 기독교학교 진로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이 28-30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 새문안홀에서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는 기독교학교 및 교회교육 관계자, 학부모, 신학생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장인 박상진 교수는 ‘기독교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이라는 주제의 첫 강연에서 은사의 계발과 기독교적 진로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진로교육은 기독교교육의 공통분모”라며 “중고등부 기독교교육의 패러다임이 진로교육으로 바뀌는 것이 중고등부의 살 길”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교육학자인 윌리엄 파이너는 ‘커리큘럼은 삶의 여정(Life Journey)’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커리큘럼을 교과서나 교재로 생각하지만, 파이너는 한 아이 한 아이를 커리큘럼이라 여겼다”며 “진로교육의 첫 번째는 아이들 각자의 삶의 소중함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때 살아있는 기독교적 진로교육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독특성과 다양성에 주목하는 커리큘럼이 돼야 한다. 획일적인 교육은 무모하며, 아이들을 파괴시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어 ‘커리큘럼’의 유래는 라틴어 ‘쿠레레’로, 과거에는 말들이 달리는 경주장으로 해석됐지만 사실은 말들이 달려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동사이다. 즉 과정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교사와 학교가 아이에 따라 움직여줄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진로교육은 기독교교육의 한 부분이 아니라 그 자체로 기독교교육이기에, 상당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예수님의 제자교육이 진로교육이었다. 열두 제자를 부르셔서 각자가 진로를 깨닫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세워주는 과정이었다. 기독교교육의 흐름 자체가 진로교육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란성 쌍둥이에게도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가 다르다. 하나님께서는 똑같은 작품을 만드신 적이 없다. 이것이 기독교교육의 대원리”라며 “모든 아이들에게는 각자 하나님의 은사가 있다. 이것을 계발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교육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은사 계발과 진로의 관계를 ‘은사-소명-자기발견-독특성-나의 길-공동체-하나님 나라’까지 7단계로 설명했다. 기독교 진로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출세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것이다.

▲박상진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박 교수는 첫 번째로 은사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100%의 가능성을 주셨다. 이것이 기독교적 인간 이해이다. 누구와 비교해서 2% 모자란 것이 아니다”며 “기독교교육과 직업교육의 핵심은 은사에 불을 붙여 타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어느 순간 비상하는 것이다. 단순 지식을 전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점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소명에 대해서는 “은사를 주신 데는 하나님의 뜻과 의지가 있다. 은사에는 방향이 있다. 동전의 양면 같이 한쪽이 은사이면, 다른 쪽은 소명이다. 릭 워렌 목사는 ‘모든 아이들에게는 신적인 목적이 있다’고 했다. 하나님의 의지가 아이들에게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그 소명에 반응하게 하는 것이 진로교육의 두 번째 단계”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는 은사와 소명에 응답하면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은사 계발은 내면적 자기를 찾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 의해 규정된 나였지만, 은사와 소명에 응답하면 진짜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게 된다”며 “기독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 자아를 찾는 ‘삶의 여정’을 돕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될 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네 번째는 모든 아이들이 하나하나 독특한 존재임을 아는 것이다. 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100개의 잣대를 가지고 계신다”며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탯줄’에 매여, 이 나이가 되도록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부터 자유롭지 못한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남들이 가지 않은 자신만의 길이 있는데, 이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용기와 모험심, 결단이 필요하다”며 “다섯 번째는 아이들이 ‘마이 웨이(My Way)’를 깨닫는 단계”라고 했다. 또 “진짜 자신을 발견하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모여야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며 “이로써 획일적 공동체가 아닌, 은사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은사를 계발하여 각자의 독특함이 조화를 이룬 공동체로 이어지면서,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교회의 비전이자 기독교학교의 비전이 돼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은사로 모자이크 된 나라라고 정의하고 싶다”며 “세속적 진로교육은 자기 출세로 나아가지만, 기독교적 진로교육은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간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갖게 되면, 은사는 더 계발된다. 비전은 은사 계발의 어머니이다. 비전이 은사 계발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세속적 진로결정 과정은 아이의 진실이 아닌, 부모의 허영심에서 출발한다. 부모의 욕망이 아이를 ‘일반화된 타자’로 만든다. 대량생산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획일적 교육 속에서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개인적 출세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왕국을 만들 뿐”이라며 “이런 것들과 싸우지 않으면, 기독교교육은 단순 로맨틱한 것으로 여겨지고 결국은 지게 된다. 기독교적 진로교육은 전략이 아니라 영적 싸움이다. 영적 성숙이 도모되지 않는 진로교육은 맹인이 지도를 보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기독교학교는 교회와 가정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아이의 은사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과정에서는 이 외에도 이종철·신은정·김지현·이하나 연구원, 정강욱 대표, 정은진 소장 등이 나서 진로와 소명, 스윗스팟의 실제, 진로코칭 등에 대해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