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가 긴급포럼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사태로 비추어 본 한국교회와 신학: 고통의 역사에 대한 기억과 우정의 신학’을 25일 오후 서울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김형원 원장은 ’사회 문제에 대한 복음주의의 실패, 이제는 넘어서자’는 제목의 기조발제를 진행하면서 주로 한국 보수교회를 비판했다. 김형원 원장은 한국 보수교회가 사회-정치참여를 기피했던 성경적-신학적 근거로 로마서 13장을 기초로 한 ‘정교분리 신학’과 영적인 일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성속 이원론’, 사회 변화에 직접 나서기보다 개인의 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 보수교회 지도자들이 이런 신학적 인식 결핍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말로는 이원론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군사정권에 협력하고 지지하고 동조하는 정치적 이중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라며 “이들은 1990년대 이후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돌아서는데, 그 요인은 민주화가 이미 이뤄졌고 한기총을 통해 권력 욕구를 충족시키려 했으며 친미-반공 가치관에 위기가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수교회는 반공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맹신에 있어서만큼은 적극적인 사회참여에 나서왔다는 것. 이를 맹목적으로 수용한 결과, 보수주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비판 없이 수용하면서 수구 정치세력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나섰으며, 보수교회는 그들의 잘못된 행태까지도 관용하고, 그들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무조건 비판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점차 신임을 잃게 됐으며, 성경적 가치보다 현실적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반기독교적 가르침을 보수교회가 온몸으로 전한 결과, 젊은 세대들은 교회를 떠났고 불신자들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던졌다고 했다.

▲김형원 원장이 기조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형원 원장은 “2000년 전 초대교회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복음이 처음 전해졌을 때 온몸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당시 축첩·조혼·노름과 폭음 등 잘못된 문화를 개혁하고 가난한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며 노비·여성·어린이들의 인권을 신장시키고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데 힘썼다”며 “이제 잘못된 이데올로기적 기초를 버리고, 성경적 사회윤리에 기초한 행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령 그렇게 해서 교회가 손해를 보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결국 승리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성육신적 낮아짐과 섬김의 정신의 본을 보여주셨는데, 그 정신을 진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약할 때가 아니라 강하고 힘이 있을 때 증명된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가진 힘을 이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약자와 고통받는 자들을 섬기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뼈를 깎는 자기 절제와 섬김의 삶이 지속될 때 이 땅의 기독교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서학적 통찰·교회사적 분석·윤리적 진단 등 3개 세션별 발제도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의 뜻인가?’를 조석민 연구위원, ‘성서의 하나님은 일제 식민역사에 어떻게 개입하실까?’를 김근주 연구위원, ‘모든 고통은 하나님의 뜻인가? 악과 정의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를 권연경 연구위원, ‘문창극 장로의 역사관 실체: 식민사관인가? 신앙적 민족사관인가?’를 배덕만 연구위원, ‘왜 개신교 신앙언어는 공공성과 충돌하는가?’를 김동춘 연구위원, ‘세월호 이후의 한국 기독교: 자본주의 극복이 대안이다’를 박득훈 초빙연구위원이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