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24장 사회공포증의 이해

개인은 사회생활에서 불안하게 느끼는 상황들이 있다. 이런 불안 상황에서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게는 위험을 과대평가를 하면 반사적으로 불안이 활성화된다. 특히 위험이 없거나 미약한 데도 매우 위험한 것처럼 잘못 지각하는 경우라면, 불안은 상황에 부적절하고 부정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이 특정화되어 그런 상황에 직면하면 두려움이 유발된다.

1. 사회공포증의 기초 이해

사회공포증은 당혹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하고 피하려 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경우 즉각적 불안 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타인에게 자세히 관찰되는 상황에서 창피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고, 즉각적으로 공포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공포가 비합리적임을 인식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왜곡된 심상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1) 사회공포증의 정의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은 사회적 상황에 노출될 때 겪는 불안증상이다. 사회공포증 환자는 사회적 상황에 노출됐을 때 겪는 불안증상이 자각적으로 몹시 고통스럽고 심하지만, 그 정도가 공황발작과 대등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그 특수상황에서 공황발작 형태의 불안을 겪을 수도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사회공포증은 개인의 활동이 사회적 불안으로 방해되는 현상이다. 이런 방해는 지속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어 나중에는 생활의 지장을 초래한다. 사회공포증은 당황이나 수모의 공포가 너무 크고 지속적이어서 심각한 고통을 주거나 사회적 상황 또는 공공 상황을 회피하게 되는 증상이다.

대개 공포증은 특정 대상이나 행동, 상황에 처했을 때 비현실적인 두려움과 불안증세가 생겨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대상이나 상황을 피해버리는 장애이다. 정상적 공포증은 비록 두려움과 회피 반응이 개인적 고통을 주지만, 일상생활이나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은 사회적 불안이 기반이 되어 일어나는 공포감이기에, 특정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서 남을 의식하여 유발되는 사회적 불안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공포는 특정한 일을 수행할 때 긴장과 더불어 이를 쳐다보는 사람들을 의식하는 수행불안이다.

2) 사회공포증의 특징

인간이면 어느 정도의 사회적 불안이나 수행불안은 있게 마련이지만, 사회공포증은 그 정도가 심해 남 앞에 나서는 상황을 계속 회피한다. 사회공포증 환자는 이러한 상황에 당면할 것으로 예상될 때 심한 예기불안을 갖게 되며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받는다.     무엇보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대인관계에서 특히 공포감을 경험한다. 그들은 친밀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거나 타인으로부터 심사받을 수 있는 사회적 상황 또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현저하고 지속적인 공포감을 경험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창피를 당하거나 난처해질 만한 행동을 하거나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일까 두려워한다. 또 두려워하는 사회상황에 노출되면 거의 예외 없이 불안 반응을 일으키며, 상황에 의해 반드시 나타나거나 상황에 의해 나타나기 더 쉬워지는 공황발작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때 어린이에게는 불안이 울음, 떼쓰는 것, 얼어붙는 것, 친밀하지 않은 사람과의 사회관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들은 공포감이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통제하기 어렵기에 두려워하는 사회적인 또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심한 불안이나 고통을 느끼며 인내한다. 이로써 그들은 회피, 불안한 예기, 두려워하는 사회적 또는 일을 수행하는 상황에 있을 때의 고통으로 정상적 일상, 직업적 기능 또는 사회적 활동이나 관계에 현저한 방해를 받거나 공포증으로 현저한 불편감을 경험한다.

이 증상은 18세 미만에서는 기간이 적어도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공포나 회피활동이 물질(남용약물, 투약)의 직접적 생리 효과나 일반적 의학 상태 때문이 아니며, 다른 정신장애로는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일반적 의학 상태나 다른 정신질환이 있을 때는 앞에서 설명된 공포와는 관련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포는 파킨슨병에서 말을 더듬거나 몸을 떠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다. 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식욕과다증에서 먹는 행동과 관련된 공포가 아니어야 한다.

사회공포증은 직장에서 회의에 참석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만 문제가 되지만, 시장에 가거나 전화를 거는 것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장애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최근에야 사회공포증이 매우 흔하며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고, 때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 가벼운 사회불안과 사회공포증의 원인과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3) 사회공포증의 문제

사회공포증은 대인의 적응력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사람들을 만나 부끄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대할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심각한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으로 심리적 고통을 받는 공포이다. 이러한 공포는 환자들이 그 정도가 실제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에서다. 때로는 그들의 공포심과 회피행동의 결과 일어나는 우울감, 고독감, 직장 문제, 인간관계 형성의 어려움 등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 공통적인 것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극단적 염려 현상이다. 이로 인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누구나 정상적인 부끄러움이나 자기의식의 결과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을 경험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은 고통스럽다는 느낌 이상으로, 사회적으로나 직업적으로 그들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들의 증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학급에서 선생님이 발표시키는 것이 두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도 있을 것이다. 성행위를 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 때문에 좋아했던 여자와의 관계를 몇 번이나 중단한 남자도 있을 것이다. 겉으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술로 대인불안을 극복해야만 하므로 늘 수치감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도 있을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연설해야 하는 불안 때문에 승진을 포기해야 한 남자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사회공포증은 다양한 상황과 문제들과 관련해 정도는 다르지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특정 상황만 피하면, 피할 수 있다면 별 문제없이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

사회공포증은 역설적 측면이 있다. 이들은 때로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없어서는 안 될 외향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그들에게 주의가 집중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비록 그렇게 주시받는 것이 자신의 생일 파티와 같이 어쩔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들은 가능하면 숨으려 한다. 그렇게 숨어 버리기에 사람들을 만나기가 더 어려워지고, 친구 관계를 맺지도 못하며, 성공할 기회도 얻기 어려워진다. 최근 미국정신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NIMH)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13%가 사회공포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어, 이제 미국 내에서 가장 흔한 정신질환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사회공포증은 주로 상류사회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심지어 유명하거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공공장소에서 연설하는데 불안감을 느끼거나 무대공포증이 생기면 자신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사회적 불안이 그들의 용기를 약화시키고, 사회활동을 제한하고, 생활의 기본적인 만족마저 거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사회공포증은 청소년기와 성인의 전기에 흔하다. 이 증상은 어떤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사회공포증 학생에게 학교는 매일같이 큰 고통이다. 그 뿐 아니라 이혼한 사람이 수십 년 만에 데이트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데, 이 경우 자신을 고립시켜 우울증이 발병하기도 한다.

2. 사회공포증의 증상

사회공포증은 사회적 상황에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했다. 그것은 공공장소,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관찰되는 것 또는 모욕적이 되는 것, 당황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 회피반응을 보이는 공포장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들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1) 남자 대학생의 경우

한 남자 대학생이 사회공포증에 시달렸다. 그는 평소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불쾌한 일을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두는 편이다. 대인관계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하고 수동적이어서 친구들이 적은데다 깊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누가 자신에게 다가와도 일부러 무관심한 태도로 피했고, 낯선 사람과 마주칠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땀이 나며 어지럽기도 하여 낯선 사람을 대하기에 어렵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려고 하면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목소리도 떨리고 잘 나오지 않아 말하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그는 거의 말을 안 하다 보니 분위기가 부자연스러워져 서먹서먹해진다.

최근 과 친구들로부터 “쟤는 말도 없고 숫기도 없는 애야” 라는 소리를 들은 후 창피한 생각도 들어 사람들을 더 피하게 되었다. 그는 항상 혼자 다녔으며, 혼자 지내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더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 두려웠다. 휴강할 때, 이 시간을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도서관을 가거나 학교 밖으로 나가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수업시간에도 일부러 늦게 들어가고 쉬는 시간에는 열심히 책을 보는 척하였다. 학기 때에는 인터넷에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점점 더 부담스럽고 어려워졌다. 이런 문제로 인해 공부에 집중도 잘 되지 않아 그는 마침내 휴학을 결심하였다. 

2) 중소기업 중견 과장의 경우

중소기업에서 중견과정으로 근무하는 중년의 남자가 있다. 그는 성실하고 유능하여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근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10년 동안 남한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으로 전전긍긍해 왔다. 여러 사람 앞에서 브리핑을 할 때 힘들어하는 경우이다. 그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브리핑하려 하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목소리가 떨려 항상 준비한 대로 하지 못하고 서둘러 끝내버린다.

브리핑이 끝나면 그는 자신을 심하게 책망했고, 그 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우습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다. 뿐만 아니라 브리핑 2,3주 전부터 입맛이 없어지고 잠을 자지 못하며 불안해하였다. 승진하면 중역들 앞에서 브리핑을 할 기회도 많아질 텐데, 이는 그가 승진을 매우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는 이유이다.

3) 여자 대학생의 경우

한 여자 대학생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데 심한 불안을 느껴 상담소를 찾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려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려 발표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또한 그녀는 과 모임이나 동문 모임에도 잘 나가지 못하였다. 이런 모임에서 자기를 소개하거나 노래를 부를 때면 심하게 떨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못한다고 한다.

그녀는 꼭 들어야 할 과목도 발표시킨다는 말을 들으면 수강신청을 변경해버렸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얘기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동아리 모임에도 들지 못하였다. 이렇게 되니 그녀는 ‘공부는 해서 뭐하냐?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취직이 될까?’하는 생각에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의기소침해졌다. 

4) 27세 은행원의 경우

27세의 남자 사원이다. 그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거나 어떤 행동을 하려면 얼굴이 심하게 붉어져서 일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을 남들이 볼까 전전긍긍하며 얼굴이 잘 보이지 않도록 머리카락과 안경으로 가리려고 애썼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면, ‘남자가 저렇게 숫기가 없어’라고 생각할까봐 두렵다. 특히 여성과의 만남에서 더 얼굴이 붉어진다. 그는 상대편 여성이 자신을 음탕한 사람으로 볼까 걱정된다고 하였다. 여러 사람 앞에서도 그렇지만, 이성 앞에서도 문제가 되는 점에서 몇 개의 공포감이 겹쳐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5) 남자 고등학생의 경우

한 남자 고등학생이 사회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시선이 너무 날카로워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거나 쳐다보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길거리를 걸을 때도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이 힘들고, 수업시간에도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으며, 사람들이 많은 전철을 타기 힘들어 했다. 더욱이 자기가 친구들을 쳐다보면 얼굴을 돌리는 것도 자기 시선 때문에 불편해서 돌리는 것이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언성을 높이는 것도 자신의 시선이 너무 날카로워 불편했기 때문이고, 지하철에서 앞에 앉은 사람이 신문을 보는 것도 자기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가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사회공포증에 해당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유명한 스타들도 사회공포증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영화배우이며 가수이자 영화제작자로 유명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무려 27년 동안이나 사회공포증 때문에 라이브 공연을 피해 왔다. 마돈나, 마이클 잭슨, 루치아노 파바로티 같은 대스타들도 종종 심한 무대공포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런 것은 사회공포증이 무대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대스타들까지도 고통을 받게 만드는 질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3. 사회공포증의 역학

사회생활에서는 불안하게 느끼는 상황들이 있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불안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그 상황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지 못한다면 준비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발표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1) 사회공포증의 선천성

사회공포증은 어느 정도 선천성이 인정되는 편이다. 선천성이란 후전적인 것이 아니라 타고난 것으로 유전성을 의미한다. 이런 선천성은 사회공포증 환자들의 생활 상황에서 발견된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위험을 과대 평가하면 반사적으로 ‘불안’이 활성화된다. 이런 불안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반응체계로서, 원래는 원시적 환경에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반응체계이다.

이러한 불안은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거절하기 위한 준비로서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는 것, 현재에 취하는 행동을 억제하는 것, 다양한 상황 중에서 위험요소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반응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현대 사회에서도 불안반응은 실제적인 위험이 있는 많은 상황에서 유용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이 실제로 없거나 미약한데도 매우 위험한 것처럼 잘못 지각하는 경우라면 불안에 의해 활성화된 반응은 상황에 부적절하고 부정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즉 불안반응으로 오히려 기능이 저하되어 불안 증상을 더 드러내게 되고, 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예상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예상은 또다른 위협이 되어 악순환을 형성하고 불안반응이 증폭된다.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적당한 불안이 있으면, 더 잘 준비하게 되고 더 신경을 기울이므로 발표를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그런 상황이 매우 위협적이라 생각되면, 즉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볼 것이라 생각되면 오히려 생각이 나지 않고 말문이 막힐 수 있다.

2) 사회공포증의 유발

사회공포증이 유발되는 조건이 있다. 그것은 기대감과 능력의 불균형이다. 스스로 가지는 기대감과 그에 따른 능력에 대한 불안정감이다. 이들에게 사회공포증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가지면서 자신이 과연 그렇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 의심할 때 경험된다. 이것은 사회공포증은 바람직한 인상을 만들려는 욕구와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안정감이라는 불균형의 관계가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인정을 받는데 과도하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나 수용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다 해도 불안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실로 사회공포증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자신에게 매우 위협이 되는 환자만이 겪는다.

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많더라도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있다면, 사회공포증으로 고생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대중 스타들은 비교적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도 많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기에 사회공포증으로 고생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욕구를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데 필요한 사회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현상이다.

4. 정리: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공포증의 이해에 대하여 기술했다. 개인은 사회생활에서 불안하게 느끼는 상황에서 이런 불안의 상황에서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들에게는 위험을 과대평가하면 반사적으로 불안이 활성화된다는 점에서였다. 특히 위험이 없거나 미약한 데도 매우 위험한 것처럼 잘못 지각하게 되는 경우라면, 불안은 상황에 부적절하고 부정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 현상들이 특정화되어 그런 상황에 직면하면 두려움이 유발되게 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