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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목회

권태진 | 두란노 | 216쪽 | 10,000원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권태진 목사의 <아비 목회(두란노)>가 출간됐다.

권태진 목사가 시무하는 군포제일교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했는데, 성도들은 물론 교회를 잘 아는 이들은 그 비결로 ‘아비 목회’를 첫 손에 꼽는다고 한다. 세상살이에 상처받고 쓰러진 성도들을 끌어안고 가다 보니 성도들을 향한 그의 유별난 사랑과 보살핌은 계속됐고, 언제부턴가 지역과 성도, 그리고 동료 목사들 사이에 이는 ‘아비 목회’로 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권 목사는 “아비 목회라 해서 뭐 특별히 신기한 것도 없다”며 “그냥 어려운 성도들의 소식이 들려오면 그 사람을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내려 한 것이 전부”라고 난감해하는데, 이렇듯 진솔한 모습이 요즘 대형교회 목회자 같지 않은 ‘아비 목회’의 요체이다.

권 목사는 성도를 손님처럼 대하지 않고, 가족처럼, 자녀처럼 여기며 진심으로 잘 되기를 기도하며, 넘어지면 일으켜 주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성도들은 권 목사의 ‘아비 목회’를 “성도들을 자녀처럼 여기는 담임목사의 마음”이라고 이해한다. 책에는 이러한 권 목사의 ‘아비 목회’에 대한 성도들의 증언들이 담겨 있다.

30년 전 ‘천막 교회’를 처음 개척해 자신은 문이 안에서만 잠기는 ‘화장실 집’에 살면서도, 권 목사는 성도들의 어려움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았다. ‘복지’라는 개념 없이 콩알 하나를 나눠먹는 심정으로 함께하려 노력했던 모습들은 지금의 다양한 복지 사역으로 이어졌다. “사랑하기 때문에 뭔가를 할 때는 피곤하지도 않다. 가진 것을 다 줘도 아깝지 않고, 시작한 일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성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만이 ‘아비 목회’는 아니다. “아비란 자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주는 존재가 아니기에, 보호함과 가르침의 의무를 갖고 있다.” 권 목사는 천막 교회를 개척한 순간부터 목사와 성도가 동역하는 교회를 꿈꾸었고, 그러기 위해 목사에 버금가는 영성 깊은 성도를 키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말씀의 편식’을 방지하기 위한 강해설교를 시작했고, 현장에서 섬김을 통해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성도들을 동역자로 세웠다.

▲권태진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특히 군포제일교회만의 ‘전도인’ 제도가 눈에 띈다. 성도들을 신학대에 보내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게 한 후 활동하는 ‘전도인’들은 담당 교구 목사들과 함께 성도들의 삶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돌보는 소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 제도도 사실 세상에서 실패하고 쓰러진 이들을 일으키기 위해, 도움을 받는 이들이 부끄럽지 않게 만들면서 합법적으로 도우려다 생긴 것이다.

“아비 목회는 기다림이다. 나는 가고 싶지만 성도가 힘들어하면 기다려야 한다. 성도가 바위를 만났다면, 교회가 바위를 만난 것이다. 성도가 곧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다시 일어서기를, 좀 시간이 걸려도 스스로 일어서서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다려줘야 한다. 때때로 많이 늦으면 함께 되돌아가서 무거운 바윗덩어리를 같이 치워 주면서 낙심하여 주저앉은 그를 일으켜 세우고 아픈 곳을 치료해 같이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한다. 그것이 아비의 마음이다.”

대표적 교계 인사답게 한국교회에 대한 비난과 염려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인다. “교회가 기업이나 학교, 정치집단처럼 되어 기능과 물질과 여론이 교회를 좌우한다고 비난합니다. 간혹 있을 수는 있지만,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말씀과 기도, 예배와 성례가 있는 곳은 반드시 주님의 때를 따라 성령의 역사로 회복이 있습니다. 세속의 가치관으로 교회를 바라보면 깊이 역사하시는 생명을 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