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동문 목회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진옥(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총동문회 사무총장)·강영선 목사, 이정근 박사, 김대경 목사(연세대 교육대학원 종교교육 총동문회 사무총장). ⓒ김진영 기자

연세대학교 동문 목회자들이 ‘이사 제한’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 문제로 기독교계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연세대 이사회를 질타하는 한편, 학교의 설립 정신 회복을 위해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총동문회’(회장 강영선 목사), ‘연세대 교육대학원 종교교육 총동문회’(회장 이정근 박사) 등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연세대 이사회는 연세대 설립과 발전의 역사를 무시하고 한국교회의 파송이사를 배제함으로써 한국교회와는 전혀 상관없는 기관이 되려고 획책했다”며 “이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인한 것이고, 뿌리를 캐내어 자신들을 고사시키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세대는 하나님께서 이 땅의 선교를 위해 계획하시고 선교사들과 한국교회를 통해 의료선교와 교육선교를 이루신 역사적 증거”라며 “연세대가 한국교회와 학교의 역사적 관계를 부인하고 불법적인 정관 개정을 정당화해 한국교회와의 무관함을 주장한다면, 반드시 하나님의 질책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법정 다툼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연세대 설립정신 회복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위원장 손달익 목사, 이하 대책위)는 ‘연세대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 1·2심에서 모두 패했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동문 목회자들은 “연세대의 근간을 이루는 설립정신을 전혀 고려치 않은 판결”이라며 “연세대는 기독교 이념에 입각해 세워졌고, 정관에도 모든 임원이 기독교인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정관을 훼손했음에도 (재판부가) 연세대의 손을 들어준 것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재판부가 사건의 본질을 명확히 판별할 것을 촉구한다”며 “단순히 절차상의 문제점만을 따져선 안 된다. 연세대는 다른 교육기관과는 달리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고, 한국교회와 함께 성장해 온 학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근 박사(연세대 교육대학원 종교교육 총동문회 회장)는 “연세대 이사회가, 한국교회가 세운 연세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연세대가 한국교회와 멀어진 상황에 대해 동문으로서 매우 개탄스럽다. 연세대는 정관 재개정을 통해 마땅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강영선 목사(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총동문회 회장)도 “연세대는 역사적으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 말씀에 의해 세워진 학교”라며 “이런 분명한 사실을 외면한 연세대 이사회와 재판부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 연세대는 그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라 세워졌다. 이것이 반드시 회복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연세대 동문 목회자들은 앞으로 연세대 사태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적극 알려 공감대를 마련할 예정이며, 상고심을 준비하는 대책위 활동 또한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정근 박사는 “설사 대법원에서까지 패한다 해도 설립정신 회복을 위한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세대 사태는 지난 2011년 말 연세대 이사회가 정관을 개정해 ‘교단 파송’ 이사를 제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에 이사를 파송해 온 예장통합, 기감, 기장, 성공회는 이것이 연세대의 ‘설립정신 훼손’임을 지적하며, 대책위를 구성해 법정 소송 등으로 대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