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몰트만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창립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의 기관지 「신학과 교회」 창간호에는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독일 튀빙겐대학교 전 교수)와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의 특별대담이 실렸다. 이 대담에서 몰트만 박사는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와 세월호 참사, 한반도 통일 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용기 목사의 전향을 환영했다”

먼저 조용기 목사와 관련해 서광선 박사가 “당신이 2000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한 것 때문에 추종자들 중 일부는 당신에 대해 배반감을 느꼈다”고 하자, 몰트만 박사는 “1995년 내가 박사과정 학생이었을 때 당시 기장의 총무였던 박종화 목사가 조용기 목사와의 조찬에 나를 초대했다. 우리는 좋은 신학적 대화를 나눴다”며 “이후 2000년과 2004년 조용기 목사가 나를 국제 심포지엄에 초대했고, (나는) 기꺼이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5년 조 목사는 가족신문에서 고백하기를, 지금까지 자신은 인간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만 노력했는데,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구원’을 인식하는 일이라고 했다”며 “그는 ‘사회적 구원의 해’를 선포했고, 신음하는 피조물의 구원을 찾고자 했다. 나는 조 목사의 전향을 매우 환영했다”고 회고했다.

또 “2009년 다시 한국에 왔을 때, 그는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 전화해서, 자신이 매우 아프다고 말하면서 ‘당신이 내 생애를 변화시켰다’고 고백했다”며 “2014년 1월 나는 조 목사와 그의 아들이 교회 재정 문제로 법정 판결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에 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는데, 그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인들, 권력 아닌 정의 위해 투쟁해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몰트만 박사는 이 참사에 대해 “한국 내에서 국가와 정부에 대한 전 국민의 신뢰가 위기에 처한 사건”이라며 “그들이 안전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직해야 한다. 진리를 말하고 서로를 신뢰하면서 그 신뢰를 정치 영역으로 확산해가야 한다”며 “정치인들 모두가 신뢰의 문제를 겪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권력을 위해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는 정의를 위한 투쟁이지 권력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 모든 이를 위한 정의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북한에 정보 전달해야”

이 밖에 한반도 통일에 관한 견해도 아울러 밝혔다. 몰트만 박사는 먼저 “동서독 분열은 남북한의 분열 만큼 심각하지 않았다. 우리(독일)는 교회도 같고, 조약을 맺어 가족 방문도 하고, 편지 왕래나 지원 등도 했다”며 “동독의 교회는 서독 교회의 지원으로 유지됐다. 그러므로 독일과 한국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소식을 보면서 느끼는 바는, 정신을 통일하는 데 삼 세대, 90년은 걸리겠다는 사실”이라며 “그들은 여러 세대 동안 세뇌당해왔고, 이데올로기적 독재로 인해 어떤 대안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적·경제적 통일 이후 바로 민족을 통일하겠다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지금도 동독인들에게서 사회주의 정신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런데도 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이 서독의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고 요구할 뿐이다. 이는 동독인들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교회가)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전자적인 방법 등으로 북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한국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