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제6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가 14~16일 경기도 용인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열리고 있다. 본지는 회의 기간의 각 발제 주요 내용을 싣는다.

선교신학에 있어 본문과 상황의 통전성: 한국 선교학자가 본 서구의 두 선교신학

신경규 교수(고신대)

신경규 교수는 “한쪽 편만을 강조할 때 문제가 생겨난다”며 “성경 본문(Text) 중심의 복음주의 진영과 상황(context)을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진영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이유로 그는 “20세기 초 복음주의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에큐메니칼 신학은 상황신학으로 극단화하기 시작했다”며 “20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두 진영의 선교 이해는 더욱 양극화됐고, 서로에 대해 민감한 반응과 소모적인 논쟁으로 양극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경 본문 중심의 복음화를 강조하는 복음주의 진영의 선교에서는 △개인 영혼 편중 △교회 이식과 확장을 선교의 전부로 생각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소극적 자세 △타종교 문제에 대한 배타주의적 의식 △교회와 사회의 이원론적 구분 등이 심각하게 대두된다. 반면 인간화를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는 △복음의 보편화 △사회적 개혁과 질서가 곧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라는 극단적 생각 △선교의 사회 갱신과 해방적 의미에의 편중 △보이지 않는 교회에 대한 편파적 선호 △이에 따른 기구적 교회에 대한 소홀 등이 문제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

▲로잔운동 창설자 빌리 그래함(왼쪽)과 존 스토트. ⓒ크리스천투데이 DB

신 교수는 두 진영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역사적 연원을 짚어 나갔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은 모두 현대의 첫 세계적 선교대회인 에든버러 세계복음화대회(1910)에서 태동했다. 그러나 WCC 창설 이후 제4차 웁살라 총회(1963)와 WCC 산하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CWME) 방콕 대회(1973)에서 상황(context) 신학이 등장했고, 이에 대응해 성경적 복음 즉 ‘본문(Text) 신학’ 수호하려 했던 모임이 빌리 그래함 목사와 존 스토트 주교가 주도한 로잔대회(1974)였다. 로잔대회는 복음주의의 핵심 가치를 생략하지 않고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급진적 제자도 등 다양한 주제들을 포함시키면서 ‘총체적(holistic) 선교’를 지향했다.

신경규 교수는 두 진영의 상호협력을 위한 일치점 추구를 위한 전향적 자세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복음주의자들을 향해 “성경 본문 자체에 지나치게 천착하여 ‘변화하는 세상(Changing)’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시인해야 한다”고 했다. 복음주의 선교신학자들이 시대에 걸쳐 전개해 온 에큐메니칼 대회의 신학을 상황과 연결시켜 이해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둘째로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자들을 향해 “상황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본문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하게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성경 본문에 대한 정직성과 성실한 적용이 이들에게 요청된다”고 주문했다. 신 교수는 “양자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한 걸음씩 양보하여 타자의 입장에 설 수 있다면, 두 신학의 합치성은 보다 용이하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