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교황의 방문을 맞아 8월 16일 광화문에서 천주교 순교자들을 위한 시복(諡福)식이 진행되는 것과 관련,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10일 ‘시복식(諡福式), 성스러운 예식이면 성당 안에서 하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먼저 이 논평을 함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는 것을 밝힌다”고 전제한 뒤, “천주교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성스러운 예식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시복식 행사를 천주교 경내에서 경건하게 치르기 바란다. 천주교가 시복식을 굳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가장 번잡하고 산만한 광화문에서 시행하려는 것은 소박한 이미지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불편한 일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막대한 국가의 경호 인력을 동원하여 교황을 경호하고, 이를 위해 모든 교통수단을 차단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며,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8월의 폭염 속에 장시간 노출시킨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국민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국가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서울의 중심에서 가톨릭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여겨져, 불교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종교편향」의 나쁜 사례가 되어, 종교 간에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언론회는 “기독교인 가운데에서도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신앙적 지조를 지키다가 순교를 당했는데, 이들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하여 서울의 중심 광화문에서 길을 막고, 대대적인 <순교자 기념식>을 한다고 하면 어떻겠는가”라며 “국교(國敎)가 없는 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위하여 국가가 적극 나서고, 대다수 국민들의 불편을 강요하는 것은 서민적 이미지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과도 많이 다르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시복식은 천주교 성당 안에서 조용하게 거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언론회는 이어 천주교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조선 침략 선봉에 서고 종군하며 축복한 것, 종교의 이름으로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박해한 것 등을 주지하며 천주교의 사과와 기독교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를 향해서는 “지금이라도 이런 역사적 죄악을 내재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가져 올 것이 분명한 천주교의 광화문 시복식 행사 장소를 바꾸도록 해야 마땅하다”며 “또한 천주교가 대한민국 중심부에서 행하는 특정 종교행사로 인하여 종교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시복식(諡福式), 성스러운 예식이면 성당 안에서 하라
<먼저 이 논평을 함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었다는 것을 밝힌다>

8월 중순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다. 교황의 방한 중 8월 16일에는 천주교 순교자들을 위한 시복(諡福)식을 거행하는데, 이때 교황이 직접 시복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시복식을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인 광화문에서 거행하는 것으로, 「한국천주교교황방문준비위원회」 에서는 공지하고 있다.

종교인이 자기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고, 목숨까지 버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아주 귀한 일이다. 이렇듯 순교한 천주교인을 기리기 위하여 교황이 직접 124위를 시복(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사람에게 성인의 전 단계에, 주어지는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의식)하는 미사를 주례한다는 것이다.

천주교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성스러운 예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복식 행사를 천주교 경내에서 경건하게 치르기 바란다. 천주교가 시복식을 굳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가장 번잡하고 산만한 광화문에서 시행하려는 것은 소박한 이미지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불편한 일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막대한 국가의 경호 인력을 동원하여 교황을 경호하고, 이를 위해 모든 교통수단을 차단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며,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8월의 폭염 속에 장시간 노출시킨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국민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국가의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서울의 중심에서 가톨릭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여겨져, 불교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종교편향」의 나쁜 사례가 되어, 종교 간에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기독교인 가운데에서도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신앙적 지조를 지키다가 순교를 당했는데, 이들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하여 서울의 중심 광화문에서 길을 막고, 대대적인 <순교자 기념식>을 한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국교(國敎)가 없는 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위하여 국가가 적극 나서고, 대다수 국민들의 불편을 강요하는 것은 서민적 이미지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과도 많이 다르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시복식은 천주교 성당 안에서 조용하게 거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둘째, 임진왜란 당시 조선 침략의 선봉에 섰던 천주교의 만행에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 당시 왜군 가운데, 소서행장(코니시 유키나가), 흑전장정(고로다 나가마다) 대촌희전(오무라 요시마에) 오도순현(고지마 쥰겐) 천초종원(아마쿠사 다네모토) 등이 천주교인이면서, 앞장서서 조선 침략의 최선봉에서 수많은 조선 사람들을 살상했던 것이다.

천주교 군인들이 선봉이 되어 일으킨 임진왜란이 조선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혔는가를 살펴보면, 이 전쟁으로 조선인은 적게는 수십 만 명에서 최고 100만 명이 죽었고,(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는 조선인 전체 인구가 940만 명 수준이었음. 즉 임진왜란으로 조선 백성 10명 가운데 1명이 죽었음) 농경지 60%가 파괴되었고, 10만 점의 문화재가 약탈되었고, 수많은 문화재와 민가와 관가와 궁궐이 불탔고, 10만 여명의 백성들이 왜국에 포로로 잡혀 갔다. 그런데 천주교는 지금까지 이런 점들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한 적이 있는가?

이 문제를 거론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는 그들의 승전을 독려하고 축복하기 위하여 로마 가톨릭 예수회 소속 세스페데스(Gregorio de Cespedes) 신부가 종군하였다.(이 때를 천주교의 한국 전래(傳來)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건임) 그는 1593년 12월에 조선에 들어와 왜장 소서행장이 머물던 경상도 웅천 지방에 머물렀고, 왜군들에게 고해성사, 미사, 입교를 통해 신앙과 군율 확립을 도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웃 나라 침략과 무고한 백성들의 살상(殺傷)에 천주교가 동원된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일부 기독교인들이 주의할 것은,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는 일에 함부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 교회사가 전하는 기록은, 천주교가 종교의 이름으로 수많은 기독교인을 박해했고, 살해 했는데 그 실상은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집게로 손톱을 뽑고, 남녀 성기를 불로 지지고, 큰 롤러에 송곳을 막아 사람을 굴리고, 고문기구로 손과 다리를 뭉개고, 희생자의 팔을 뒤로 묶어 도르래로 높이 올렸다가 갑자기 떨어뜨려 관절을 망가지게 하고, 귀와 입에 끓는 납을 붓고, 눈을 빼거나 살점이 튀도록 고문을 가하고, 고문실에서 사람을 쥐와 해충의 먹이가 되어 죽게 하고, 불에 태워 죽이는 등의 갖은 악행으로 기독교인들을 무수하게 살해하였다.

물론, 이런 천주교의 만행에 대하여 지난 2000년 교황 바오로 2세가 용서를 구한다는 연설을 한 바 있고, 2011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과거 폭력에 대해 사과하였지만, 교황이 대한민국 국민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직접 사과의 입장을 보인 바는 없다. 이번 방한(訪韓)에서 교황은 가톨릭의 과거 만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런 역사적 죄악을 내재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가져 올 것이 분명한 천주교의 광화문 시복식 행사 장소를 바꾸도록 해야 마땅하다. 또한 정부는 천주교가 대한민국 중심부에서 행하는 특정 종교행사로 인하여 종교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천주교가 중요시 여기는 시복식이 진정 축복된 행사가 되려면, 자신들의 종교 축제도 중요하지만, 역사상 타종교에 가한 죄악에 대한 사죄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진정한 종교간 평화와 용서의 삶이 이뤄진다고 본다. 또한 시복식도 성스럽게 거행되리라 본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