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시리아를 기반으로 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에 이어 11일(현지시각) 살라헤딘 주의 티크리트까지 장악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티크리트 지역 전체가 무장단체의 손에 들어갔으며, 이들이 교도소 죄수 300여명을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 ISIL) 소속으로, 전날 제2도시 북부 니네바 주의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살라헤딘 주까지 통제력을 넓혔다.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의회에 긴급 회의소집을 요청하는 동시에, 전 군경에 최대의 경계 태세를 지시한 상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라크 정부는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게 무기와 장비 지원을 약속하며 민병대 구성을 촉구한 데 이어,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가 모술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BBC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전체 180만 명의 모술 인구 가운데 15만 명이 피난길에 나섰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이들은 모술대학교 여학생 70여명을 인질로 붙잡았고, 28명의 터키 운전사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술에 있는 터키 총영사관을 급습해 총영사와 경호원, 행정원, 어린이 3명을 포함한 가족 등 터키인 48명을 납치했다고 터키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모술의 한 시민은 “현재 이곳에는 물·식량·전기 공급이 다 끊겼다. 그러나 괴한에게 총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진 콰라 코시(Qara Qosh) 역시 이들의 통제 아래 들어갔다. 또 다른 기독교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마르 벤함 수도원에도 진입했다.

200여 가족들과 많은 기독교인들은 현재 마르 마타이 수도원에 머물러 있으며, 약 50여 가족들은 1시간 이내에 또 다른 수도원이 위치한 알 코시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