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언더우드자매교회협의회(회장 이수영 목사)가 주최하고 새문안교회(담임 이수영 목사)와 뉴브런스윅신학교(총장 그렉 A. 매스트)가 주관한 제7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이 ‘개혁교회 예배의 전통과 과제- 올바른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이라는 주제로 24~25일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박사(예일대 신학대학 명예교수)가 강사로 초청돼 첫날인 24일 ‘개혁교회 예배의 특징: 전통은 무엇이고 지속되어야 하는가?’를, 둘째날인 25일 ‘개혁교회 예배의 특징: 여전히 적절한가?’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특히 그는 개혁교회 예배의 특징을 7가지로 정리했다.

1. 찬송

월터스토프 박사는 “개혁교회 예배, 또는 개혁교회 예전이라는 말을 들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설교를 떠올린다. 개혁교회 예전은 곧 설교이며, 여기에 몇 가지 순서들을 더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잘못된 것이며, 그 오해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개혁교회의 회중은 찬송하는 회중이었다. 그 이후 모든 개혁교회 회중들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세기를 거쳐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개혁교회 예배 특징들 중 하나는 회중들이 시편과 찬송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터스토프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2. 회중 중심

월터스토프 박사는 “회중찬송이 중심이었다는 점은 개혁교회 예배의 기본적 구조와 이해에 관해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즉, 모인 회중이 예전의 실행에 참여했다는 것”이라며 “성직자들이 찬송하는 것이 아니라 회중이 찬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일종의 종교적 혜택을 받고자 교회로 나와서는, 찬양팀에게 감동을 받고 설교에서는 영감을 얻는다”며 “이들은 청중일 뿐이다. 적극적인 참여자가 아니다. 이들은 교회에서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혜택을 얻지 못하면, 다른 교회로 옮긴다. (그러나) 개혁교회 전통에서는 시작부터 소위 ‘예전적 수동성’에 대한 혐오가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3. 예배 주도의 주체 -신자들의 공식적 기관

그는 “공식적 기관이라는 말의 의미는, 개혁교회는 교회 구성원들이 선출한 장로들의 모임으로 구성된 권위 및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장로들의 모임, 즉 당회는 예배를 책임진다. 장로들은 회중의 권고에 따라 안수목회자를 청빙하고 그에게 예배인도, 설교, 성례집행, 축도를 맡긴다. 그러나 목회자는 어디까지나 당회의 권위 아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미국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종종 다른 일이 발생한다. 설교자가 전적으로 혼자 움직이며 회중에게 예배를 제공하고자 한다. 큰 강당을 빌리고 음악가들을 찾아 예배를 거행한다”면서 “만약 예배 참석자들의 규모가 커지면, 그는 자문위원회를 임명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종 권위는 그에게 남아 있다. 이러한 모습은 개혁교회의 예배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4. 삶의 예배, 예배의 삶

월터스토프 박사는 “개혁교회 예배의 이해 및 실천의 독특한 특징들 중 하나는 우리의 예전적 예배와 매일의 일상이 서로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고, 매일의 삶과 공동의 예배 사이에 쌍방향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즉 매일의 삶이 예전의 실행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예전의 실행이 매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역설했다.

5. 삼위일체 하나님

그는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현존하시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예전의 행위자이시다. 예전이 실행될 때 하나님과 회중이 상호활동한다”며 “하나님께서는 회중이 하나님께 말할 때에도 또한 활동하신다. 회중은 그들 스스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월터스토프 박사는 “개혁교회 전통에서는 이러한 양태의 하나님 활동을 기술하기 위해 삼위일체적 언어를 전형적으로 이용해 왔다”며 “즉, 성자는 우리의 예배를 온전하게 하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기 위해 살아계신다. 성령은 우리의 마음에 빛을 비추시고, 우리가 기도할 수 없을 때에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 곁에서 활동하셔서 우리의 예배를 가능하게 하시고 온전하게 하시는 이도 바로 동일한 삼위일체 하나님”이라고 분석했다.

6. 에피클레시스(epiklesis)

월터스토프 박사는 “하나님의 행위는 하나님 편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운 은혜의 일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통제 아래 있지 않다”며 “개혁교회 예전들에서 이러한 확신이 표현되어 왔던 주요한 방식은 소위 ‘에피클레시스’라 불리는 성령의 임재를 구하는 기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피클레시스는 성령을 부르고 임재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임재를 기원하는 특성이 예배에서 핵심적인 요소”라며 “개혁교회 예배 순서에는 성령의 임하심을 명시적으로 기원하는 순서가 두 번 있는데, 성경봉독 및 설교를 시작하기 직전과 성만찬에서 떡과 포도주를 나눠주기 직전”이라고 설명했다.

7. 성찬식의 비지속성

월터스토프 박사는 “동방정교회, 로마가톨릭, 성공회 전통들에 속한 이들에게 가장 눈에 띄고 거슬리는, 개혁교회 예배의 특징은 주의 만찬 또는 성만찬을 매주 거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칼빈이 매주 성만찬을 집행할 것을 주장했음에도 그것이 개혁교회 전통에서 자리잡지 못한 이유는, 개혁교회 전통을 세운 또 다른 인물인 츠빙글리 때문이다. 츠빙글리는 성만찬을 1년에 네 번 집행할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는데, 그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아마 시급한 목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는 게 월터스토프 박사의 견해다.

그는 “칼빈이 1535년 제네바에 처음으로 도착하기 이전 츠빙글리의 예전이 제네바에서 이미 채택됐다”며 “칼빈이 제네바로 돌아왔을 때 츠빙글리의 예전을 자신의 그것으로 대체하고자 시도했고,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성만찬의 횟수를 1년에 4번에서 매주로 늘리고자 한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칼빈의 매주 성만찬 제안, 심각히 고려해야”

이렇게 개혁교회 예배의 특징을 7가지로 정리한 월터스토프 박사는 앞선 여섯 가지의 특징들에 대해 “매우 귀중한 유산”이라며 “개혁교회 예배는 때와 장소에 맞게 적응하면서 항상 신선하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항상 우리는 새로운 찬양들을 불러야 한다. 그러나 개혁교회 예배는 언제나 위와 같은 특징들도 드러내야 한다. 그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마지막 7번째 특징, 즉 성찬식의 비(非)지속성에 대해서는 “츠빙글리가 논쟁에서 승리하고 칼빈이 진 것은 비극이었다”며 “매주 성만찬을 주장하는 칼빈의 제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며, 여기에 맞게 우리의 예전들을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제심포지엄을 주관한 이수영 목사는 “지난 6년간 개최된 심포지엄은 주제와 발제 내용의 학문적 수준에서 국내외적으로 최고 수준이었다고 자부한다”며 “철학자이면서도 예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저술을 한 바 있는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박사의 통찰과 제안이 한국교회의 예배 갱신에 대한 참신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은

리나라에 온 최초의 장로교 선교사로서 우리나라 복음화의 초석을 놓은 언더우드 선교사(Horace G. Underwood)의 선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새문안교회가 언더우드선교사의 모교인 뉴브런스윅신학교,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21개 자매교회와 함께 지난 2008년부터 해마다 열어오고 있다.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은 이제까지 ‘오늘의 교회, 오늘의 예배’, ‘변화하는 문화 속에서의 설교와 예배’, ‘청교도 신앙의 어제와 오늘-하나님을 향한 삶의 소명’, ‘참된 제자도:통전적 영성을 향한 예수의 부르심’, ‘하나됨을 원하시는 하나님’, ‘21세기 기독교 신앙의 바람직한 모습’ 등의 주제를 다뤘다.

새문안교회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1887년 9월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조직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