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1장 광장공포증의 치료(1)

광장공포증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공포증의 불안증 치료와 다르지 않다. 광장공포증은 본질적으로 공포증의 불안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집에서 떠나 있으면 재난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어느 누구도 그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집을 떠나려 하지 않으므로 공포증 중에서도 활동기능이 현저히 약화되고, 그들은 시장, 넓은 공간, 군중, 여행 등에 두려움을 보여 매우 불안하고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으며 불안증에도 취약하다. 나아가 광장공포증은 증상에서 숨이 막힘, 질식감,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의 신체증상을 경험하므로 공황장애와 흡사하다. 이는 광장공포증의 치료에 정확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1. 광장공포증의 치료 준비

광장공포증의 치료는 일단 마음에 집중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공포증은 유형이 다르긴 해도 심리적 특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심리 및 마음은 생각과 감정에서 비롯되는데, 주도하는 상황에 따라 생각이 앞서기도 하고 감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생각이 감정에 앞서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들에게는 시각이나 관점이 주된 기능으로 작용되는 편이므로 동일한 경우라도 시각이나 관점에 따라 절망을 느낄 수도 있고, 힘들지만 이겨내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감정도 생각하기에 따라 심해지기도 하고 가벼워질 수도 있는 점에서 모든 정신장애에 대한 치료는 생각이나 감정을 바꾸는 방법이 시도된다. 이처럼 생각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치료기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효율성이 가장 인정을 받고 있는 기법은 바로 인지치료로 알려지고 있다.

인지치료는 인지적인 관점을 변화시켜 생각하기를 바로잡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인지치료에서 생각의 변화는 그대로 치료성과로 나타나므로 인지치료는 광장공포증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때 광장공포증 치료는 생화학적인 물질이나 과호흡, 혹은 실제 불안상황에 노출시켜 신체감각에 대한 민감성을 둔감시키는 행동치료와 잘못된 인지적인 관점을 바로잡아 주는 인지치료 기법으로 구성된다. 특히 인지치료는 광장공포증이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핵심기제인 경우 신체감각과 파국적인 생각간의 연결 고리를 끊어 주는데, 이는 생각의 변화를 통하여 공황발작을 차단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 자기점검의 단계

광장공포증을 치료받기 위해 자기점검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환자가 광장공포증에 해당되는지에 대하여 증상이 파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전술한 광장공포증에 관한 진단기준에 의한 점검이 시도돼야 하는데, 그 진단기준에 관련되는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이런 진단기준에 부합되는 경험이 있다면, 치료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1)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광장공포증

광장공포증에서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환자에 대해 치료자는 여러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광장공포증에 대처하는 대부분의 방식은 일시적으로 공황발작을 견딜 수 있으나 근본 해결책은 아니며, 잘못하면 해로운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공황발작이 반복되면 환자에게는 점차 회피 행동들이 생기는데, 특정한 장소나 상황 혹은 대상을 멀리하거나 꺼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들이 백화점이나 식당, 극장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행위 등이 일종의 회피 행동이지만, 그들에게는 일상생활 속에 잘 드러나지 않는 회피행동들도 많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들에게는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이나 혼자 운전하는 것, 엘리베이터, 지하 공간, 목욕탕과 같은 장소, 그리고 커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 운동, 성관계나 격렬한 스포츠 관람, 신체적인 흥분을 일으킬 만한 활동 등도 회피하는 행동들이다. 이들의 회피행동은 대개 공황발작을 경험한 뒤 생기는데, 이는 발작을 일으켰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다시 접하려 하지 않는 자기보호 반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회피행동이 두드러지면, 출장이나 출퇴근, 업무상의 사교적인 접촉 등에 제약을 받기에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2)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경우의 단순한 치료

치료에서 치료자는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경우를 구분하여 대처해야 한다.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광장공포증은 그 특성상 불안과 공포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광장공포증을 유발시키는 공황발작은 불안의 처리에 달려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때 단순한 치료로 공황발작이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서 그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다른 곳에 집중함으로써 불안을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불안이 극심한 상태에 이르면 공황발작을 경험하므로 불안이 일어나는 시점에 다른 행동을 취하여 주의력을 분산시키므로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이런 단순한 치료 방법은 간단해도 어떤 경우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생활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불안이나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는 편이다. 이런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단순하고도 일반적인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는데, 우황청심환이나 항불안제, 부적(符籍), 십자가, 마스코트 등을 지니고 다니는 경우이다. 이런 것들은 개인에 따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음악을 듣는 것, 경전을 읽는 것, 찬물로 세수를 하는 것, 염주를 만지는 것, 가까운 사람과 얘기를 나눔으로써 불안한 상황을 잊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방법들도 일시적으로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공황발작 자체를 막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3. 관찰자의 단계

환자의 자기관찰 단계에 이어 치료자의 관찰자-단계도 중요하게 작용돼야 한다. 관찰자의 단계는 환자가 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이나 증상을 비교함으로써 광장공포증의 증상의 강도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치료자는 환자의 압도적인 감정은 생각이나 판단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가 감정에 압도당하면 자신과 주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병사는 웬만한 부상을 당해도 부상당한 줄 모른다는 것과도 같은 원리이다.

이런 점은 광장공포증을 조절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정에 압도되지 않아야 됨을 시사한다. 이때 환자가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냉정하게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또다시 찾아올 공황발작에 대비할 수 있기 위해서다. 환자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정확한 현실 판단을 할 수 있고, 적응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치료자는 다음의 몇 가지를 관찰해야 한다.

1) 촉발요인의 관찰

치료자는 환자에게서 발생한 광장공포증의 촉발요인을 관찰해야 한다. 광장공포증 촉발 요인에는 일단 공황발작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환자에게 공황증상이 나타났던 순간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 우선 어떤 상황에서 광장공포증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환자가 집에 혼자 있을 때 발작이 일어나는지, 아니면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일어나는지, 또는 스트레스가 많을 때인지, 아니면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지 등 공황발작을 촉발시키는 요인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런 것은 환자에게도 공황발작을 촉발시키는 상황이나 사건을 파악된다면, 이를 조절하기에 용이해진다는 점에서다. 예를 들어 TV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흥분하거나, 목욕탕에서 수증기가 올라올 때 “공황발작이 유발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예기불안을 느낀 뒤 발작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어느 정도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신체반응의 관찰

치료자는 광장공포증 환자의 신체반응을 관찰해야 한다. 광장공포증은 대체로 신체반응으로 나타난다. 신체는 어떤 반응을 감지하면 뇌는 이 정보를 자율신경계에 전달하여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신체반응에 대응하는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에 대하여 자극이 가해졌을 때 반응은 급박하게 나타나는데, 이 단계에서는 교감신경계의 지배를 받는 모든 기관들이 일시에 응급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은 평온한 상태에 있다가 전쟁에 돌입할 때 모든 분야의 기능이 일시에 전시체제로 바뀌는 것과도 같다. 더욱이 환자가 공포감이 느껴질 때는 한두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교감신경계의 흥분에 따르는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여러 가지 신체감각, 즉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차고 저리며, 얼굴이 창백해진다.

우리가 알듯 공포를 느끼게 되면, 등골이 오싹하기도 하지만, 따뜻한 날에도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오한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감각은 위험에 직면했을 때 누구나 경험하는 정상적인 감각들이다. 이때 중요한 사실은 응급사태에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호흡이 빨라지고 깊이도 깊어지지만, 호흡 속도가 빨라지면 충분히 깊은 숨을 쉬기 어렵게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숨이 차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가슴 부위가 조여드는 것처럼 통증을 느낀다. 이때 환자는 응급 반응을 할 때 땀도 많이 나는데,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를 미끄럽게 해서 그런 상황으로부터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대처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때로 환자는 눈동자가 커져 시야가 넓어지고 주변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는데, 이로 인해 눈이 부시는 편이다. 이런 상태에서 환자는 대개 많은 근육들이 긴장해서 수축되어 있기에 몸의 통증이나 딱딱하게 굳은 것 같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들은 입에 침이 마르고 내장으로 흐르는 피의 양이 줄어들고 내장의 운동기능도 떨어지므로 속이 매스껍거나 거북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다. 신체의 응급 반응은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대응하도록 만들어 준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응급적인 반응 뒤에는 피로를 느끼게 되지만, 응급적인 반응 자체는 보호적인 반응이므로 그 자체는 해롭지는 않다. 응급적인 반응이 끝나면 교감신경계와는 반대로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몸은 다시 평온한 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신체에서 불안이나 공포반응은 끝없이 계속되지 않는다는 원리에서 이해된다. 교감신경계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불안하고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지만, 부교감신경계가 활동해 평정을 되찾기 때문이다.

3) 인지증상의 파악

치료자는 광장공포증 환자의 인지증상을 파악해야 한다. 인지증상은 환자에게 어떤 생각이 드는가의 문제이다. 이런 경우 환자는 대개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에게는 불안한 생각이 자신을 짓누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위험이 닥쳐오면 여러 생각을 하는데, 이런 생각들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위험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가, 하는 생각들이다. 이 현상은 개인이 위험상황에 직면할 때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런 일련의 대응으로 개인은 정확한 상황판단과 빠른 대처행동을 통해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환자들이 위험을 느끼는 순간에 주변 상황을 탐지해도 분명한 위험요인을 발견하지 못할 때도 있다가 뒤늦게 자기 자신의 내부를 탐색하면서 자신의 내부에서 뭔가 위험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살피기도 한다. 이때 자신의 내부에서 위험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불안과 공포가 심해지면서 공황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런 인지적인 현상은 대개 파국적인 생각들로서 광장공포증과 다른 불안장애를 구분하는 특징들이다. 그런 점에서 신체증상과 파국적인 생각은 광장공포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건이 되기에 공황이 찾아왔을 때의 신체증상과 파국적인 생각을 관련시켜서 볼 수 있다. 이 둘은 언제나 동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는 실제로 광장공포증 환자들이 공황이 왔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환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악순환을 가중시키는 생각들이 있다. 그것들은 대개 치명적인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다양한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문자답하는 것도 일시적인 대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공황발작이 일어날 때 환자 자신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스스로 자문할 수 있다. 여기에 환자의 잘못된 생각은 무엇이며, 잘못된 생각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때 환자는 그런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광장공포증이 더 악화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은 환자가 잘못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경우 광장공포증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 같은 끔찍한 경험이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4) 신체 증상과 기록표

신체 증상은 환자들이 광장공포증을 경험할 때 나타나는 외부적인 증상이다. 물론 신체증상은 외부적인 증상이기는 하지만, 가장 내부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그것은 내부적으로 갖는 불안감이나 공포감이 지나쳐서 신체의 외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은 파국적인 생각과 신체증상이 연결되는 현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증상의 연결성을 이해하고, 공포증상을 기록하는 것은 그 정확한 이해를 위해 도움이 된다.

광장공포증의 신체 증상과 파국적인 생각
신체 증상/ 파국적인 생각
 
1. 가슴이 두근거린다.
/심장마비, 죽음, 공황이 오는구나, 의식상실, 미치는 것 아닌가 등
 
2. 손발이 차고 팔다리가 저린다.
/중풍, 마비, 반신불수, 죽음, 사후세계, 공황공포, 기절, 뇌손상, 약물중독, 경련 등

3. 현기증이 난다.
/기절, 뇌손상, 뇌사, 뇌졸중, 의식불명, 공황공포, 중병, 저혈압, 죽음, 암흑 등
 
4. 숨이 막힌다.
/질식, 죽음, 의식상실, 심장마비, 뇌마비, 이건 실제 상황이 아니다. 뇌출혈, 뇌졸중, 중풍, 의식상실 등
 
5.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꽉 막혀 멍하다, 뇌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등
 
6.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든다.
/질식사, 죽음, 심장파열, 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등
 
7. 내가, 내 주변이 이상하게 보인다.
/미치는 것 아닌가, 뇌암, 뇌졸중, 뇌출혈, 죽음, 사람을 불러야지 등
 
8. 오한이 나거나 온몸이 달아오른다.
/공황공포, 죽음, 미치는 것 아닌가, 신경성 등

9. 메스껍고 속이 거북하다.
/암, 속병, 구토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10. 온몸이 떨린다.
/죽음, 기절, 신경이 놀람 등
 
11. 시야가 흐리고 시력이 이상하다.
/죽음, 눈이나 뇌에 이상, 중풍 등이 일어날 것 같다.
 
광장공포증 환자들의 행동은 외부적으로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나타난다. 서성대거나 안절부절못하고 초조감을 나타내거나 또는 얼어붙듯이 꼼짝하지 못하는 등 공황과 직접 관련된 행동뿐만 아니라 공황과 관련된 장소나 시간,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는 것, 그리고 혼자 외출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함께 나갈 동반자를 찾는 모든 회피행동이 관찰의 대상이다.

4. 정리: 환자와 상황에 따라 주된 요인은 약간씩 달라져

지금까지 우리는 광장공포증 치료에 대하여 기술했다. 광장공포증은 일반적인 공포증의 불안증 치료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광장공포증은 본질적으로 공포증의 불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집에서 떠나 있으면 재난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누구도 그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믿으며, 집을 떠나려 하지 않으므로 공포증 중에서도 활동기능이 현저히 약화된다. 그러기에 그들은 시장, 넓은 공간, 군중, 여행 등에 두려움을 보이므로 매우 불안하고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으며 불안증에도 취약하였다.

나아가 광장공포증은 그 증상에서 숨이 막힘, 질식감,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의 신체증상을 경험하므로 공황장애와 너무나 흡사하다. 이는 광장공포증의 치료에 정확성이 요구되는 이유였다. 이런 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광장공포증, 특히 공황발작을 수반하는 것과 관련해 자기 스스로 관찰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광장공포증은 특정한 장소나 상황에서 생리적 반응과 신체감각을 포함하는 신체적인 요인, 죽음이나 자제력을 상실할 것 같다는 생각과 같은 인지적인 요인, 그리고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련의 행동 및 회피 행동을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이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광장공포증상의 3요소라고 볼 수 있지만, 환자와 상황에 따라서 주된 요인이 약간씩 달라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맡은 일을 잘 해나가지만 뒷목이 뻣뻣하고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가 하면, 어떤 환자는 항상 남들 앞에서 자제력을 잃고 망신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할 수 있었다. 아울러 타인들 앞에서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 환자라 해도 집에 있을 때와 직장에 있을 때 그 염려 정도는 달라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