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원들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1팀은 세월호 여객선 전복 사고가 발생한 당일인 16일 저녁 9시 30분 서울을 출발해, 다음날인 17일 새벽 2시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워 실종자 가족들과 구조 인원들이 모인 팽목항에 도착했다. 1팀에는 조현삼 목사님과 12명의 인원이 함께했다.

1팀은 팽목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진도 현지 마트에 주문했던 물품을 인수하여 봉사단 캠프를 설치하고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팽목항이지만, 주위에는 식당이나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긴급재난구호팀(팀장 이사야)은 십일조에서 1차로 2,000여만원을 사용했다. 1,500여만원으로는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컵라면, 생수, 초코파이, 빵, 음료수, 커피, 차, 두유, 어묵 재료 등을 구입해 현지의 필요를 채웠다. 500만원은 이후 진도교회협의회가 구호활동을 하는 데 사용하도록 입금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울고 있다.

어느 새 날이 밝았다. 여기저기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탄식의 소리가 들렸다.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새벽부터 항구에서 배가 침몰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슬픔과 탄식 가운데 주님의 위로를 전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또한 우리 대원들의 사랑과 헌신을 통해 한국교회의 위상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했다. 대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실종자 부모들은 해경 구조선들이 항구에 들어올 때마다 자녀들의 생환소식을 물었으나, 현장은 흐느끼는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날이 밝자 민간 구조팀이 도착하자 이들을 도와 구조물품을 나르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담요도 많이 챙겼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다.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들과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리는 새벽에 배를 타고 구조현장에 나갔다 돌아온 분들과 취재진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차, 먹을 것을 공급했다. 자녀들을 생각하며 거의 먹지 못하는 부모들에게는 음식을 강권했다.

▲비가 내리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구호 2팀의 이강근 집사님을 비롯한 7명도 팽목항에 도착해 봉사단 캠프를 지키며 구조대원들을 격려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다음날에는 구호 3팀의 장충삼 장로님을 비롯한 4명도 현장에 도착했다.

한국교회의 동참도 계속됐다. 교회갱신협의회에서 컵라면, 빵, 음료수, 속옷 등 800만원 어치를 3차에 걸쳐 진도에 있는 마트에서 구입해 보내줬다. 화성예수향남교회에서는 빵, 음료수 등을 300만원 어치를 역시 진도에 있는 마트를 통해 구입해 보내줬다. 대전임마누엘교회에서는 양말, 난로, 수건, 치약, 칫솔 등을 구입해 직접 들고 진도까지 내려와 전달해 줬다. 뉴시티교회에서는 현장에서 꼭 필요한 구호품을 서울에서 구입해 저녁 늦은 시간에 오종향 목사님이 직접 들고 캠프에 내려왔다. 해남에 있는 한 교회는 돕고 싶다고 역시 생필품을 들고 왔다. 아름다운 동행(발행인 박에스더)에서도 구호품을 제공하고 가족들의 손을 잡아주고 돌아갔다. 이랜드복지재단에서도 의류 48박스, 양말 천족, 남여 속옷, 다운파카 300벌, 빵 15,000개를 제공했다.

19일부터는 진도군에 있는 교회가 하루씩 돌아가면서 캠프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삼일교회와 사랑의교회에서도 진도교회협의회에서 구호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보내줬다. 우리가 진도교회연합회에 캠프를 맡기고 서울로 올라갈 때, 실종자 가족들에게 “우리는 올라가지만 캠프에서의 봉사는 계속 될 것”이라고 하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고맙다. 조심히 올라가라”고 했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봉사단 캠프를 통해 많은 가족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글·사진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