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철 대표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기총이 17일 오전 긴급임원회의에서 개인·교단·단체에 대한 제명 조치를 일괄 해제한 가운데, 홍재철 대표회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교연 측에 무조건 통합 논의에 나설 것을 또 한 번 촉구했다. 특히 그는 한기총-한교연 양측이 통합위원회를 구성하면, 자신은 일체 개입하지 않고 그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한기총에서는 이미 ‘한교연과 통합을 위한 9인위원회’(위원장 이강평 목사, 이하 9인위)를 구성한 상태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교연 측이 한기총과의 통합 전제조건으로 ‘7.7 정관’ 회복과 이단 해제 문제 해결 등을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통합위에서 얼마든지 포괄적으로 의논하도록 하고, 거기서 본인과 한영훈 목사는 빠지고 새로운 지도자를 뽑도록 하자”며 “그쪽에서 7.7 특별총회 이후 가입된 교단들에 대해서는 심사해서 필요하다면 거르고, 이단 해제 문제도 원한다면 한기총에서 이단 해제에 관여했던 이들은 모두 배제해도 좋으니 위원회를 구성해서 연구·검증해도 좋다”고 밝혔다.

또 “항간에서는 홍재철 목사가 무서워서 한기총으로 못 들어오는 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제가 관여하지 않을테니 원하는 대로 다 하라는 것”이라며 “다만 본인이 증경회장으로 있는 동안 불법·야합·물량선거는 절대 불가하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회장은 “통합 1차 시한은 5월 말까지, 2차 시한은 8월까지”라고 밝혔다. 5월 중에 7개 교단의 정기총회가, 8월 중에는 교황의 방한이 예정돼 있기 때문. 그는 특히 교황 방한에 대해 “천주교는 단합이 잘 되는데 왜 기독교는 안 되느냐고 성도들의 실망감이 커질 것”이라며 “그 전에 빨리, 최소한 포장이라도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 주자”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근본적·생리적으로 합치는 것이 불가능한 김한길과 안철수도 하나됐는데, 더군다나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하는 데 대해서는 누구도 총론적으로는 문제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한국교회 모든 원로, 지도자, 역대 총무, 각 교단 원로장로들을 다 만났는데 모두 본인의 의견에 찬성했다”고 했다. 그는 차후 한국교회 모든 지도자를 다시 초청해 이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회장은 “‘대표회장도 내려놓겠다면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못 내려놓느냐’는 말을 듣고, 부활절연합예배도 별도로 개최하지 않기로 결단했다”며 “한기총 71개 교단은 아비의 심정, 큰형님의 심정으로 누가 뭐라고 하든지 한교연을 품에 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한국교회 화합을 위한 ‘끝장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기총 사태가 발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뭐가 진짜로 잘못됐던 것인지 양측이 모두 참여해 이야기해 보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