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문화’ 공동대표로 취임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좌절할 상황이 오면 차라리 분노하라, 도전하라, 야성의 질주를 하라”는 내용의 칼럼을 16일 조선일보에 게재했다.

‘좌절하고 싶을 땐 분노해 보세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소강석 목사는 교회로 걸려온 전화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꼭 한 번만 자신과 통화하고 죽겠다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렇게 죽고 싶으면 죽어야죠, 왜 저에게 전화를 합니까?”라며 조심스럽게 감정을 자극시켰다고 한다. 그러자 그 사람은 “목사가 사람이 죽는다는데 위로는 못할 망정 죽으라고 합니까? 왜 더 화나게 합니까?”라고 맞받았다.

소 목사는 말했다. “곧 죽을 사람이 왜 화를 냅니까? 저라고 날마다 살맛 나서 사는 줄 아십니까? 저도 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목사는 사람 아닙니까? 저도 옛날에 예수님을 믿는다고 집에서 쫓겨나 고학을 하면서 밥을 굶다시피 하며 살았습니다. 또 산간벽지에 들어가 교회를 개척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서 제 멱살을 잡고 얼굴에 가래침을 뱉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앞이 안 보여 기도원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절망하고 포기하려는 저 자신에 오히려 화를 내고 분노했습니다.”

그러자 그 화가 오기가 되고 야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소 목사는 그에게 “캄캄할 때 오히려 독기를 품고 돌진했습니다. 죽은 자는 전화도 못 하고 화도 못 냅니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분노해 보세요. 그러면 전혀 다른 야성과 생(生)의 독기가 발동할 것입니다”라고 했고, 그는 다시 생각해 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소강석 목사는 “한동안 서점가에서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지고 위무하는 힐링 책들이 열풍을 일으킨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책들은 한순간 아픔을 잊게 하는 항우울제 같을지는 모르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 시대 청년을 고난의 폭풍에 맞서 싸우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자아로 강하게 만들기보다는 비주체적이고 피동적인 자아로 나약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소 목사는 얼마 전 필리핀에서 본 노숙자들을 떠올리면서 “내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절망하고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아니었고, 그들 속에서 감춰진 생의 빛을 보았다”며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생(生)은 하나님의 명(命)으로, ‘생’이 ‘명’으로 진행될 때 그 자체로도 눈부시게 찬란하고 황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살고자 하는 당신의 그 의지, 야성의 눈빛, 뛰고 있는 심장이 얼마나 찬란하고 장엄한가. 오늘도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의지처럼 그대에게는 생의 의지가 얼마나 타오르고 있는가. … 상실과 상처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대여,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망울의 이름들이여, 그대의 생명은 황홀하도록 고귀하다. 이 화려한 4월, 운명의 거센 바람에 맞서 잔인하리만큼 저항하라. 아침 창문을 열고 가슴이 시리도록 창공의 신선한 대기를 마셔라. 세상은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