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엔젤스 홈. ⓒ마음지기 제공

그래서 행복합니다

김성민 | 마음지기 | 208쪽 | 14,000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엔젤스 홈’에는 열한 명의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습니다. 그중 다섯은 태어나면서 에이즈에 감염되었습니다. 스스로 부모나 건강한 육체를 선택할 수 없었지만… 당장 내일의 삶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꿈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행복합니다. 아이들은 아픈 것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보다, 오늘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마음지기)>는 사진작가 김성민 씨가 이곳 열한 명 아이들의 생활모습을 기록한 ‘사진 에세이’이다. 엔젤스 홈은 남아공 노록수·김은혜 선교사 부부가 에이즈로 부모를 잃거나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에 감염돼 있는 아이들을 위해 지난 2001년 사택 창고를 개조해 마련한 공간이다. 노 선교사 부부는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에 내몰리는 남아공과 레소토 아이들이 안타까워 ‘엔젤스 홈’을 운영하게 됐다.

김 작가는 30시간 넘는 여정 끝에 지구 반대편의 그들과 21일간 함께하면서, 담백한 시선으로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사진과 글로 그려내고 있다. 병 때문에 보건소를 가야 할 때도 있지만 치킨과 노래를 좋아하는, 가난하지만 주일에 교회에 갈 때만큼은 가장 멋지게 차려입는 ‘보통 아이들’ 이야기이다.

▲“아이 하나가 나뭇잎으로 얼굴을 가린 채 다가왔다. 열한 살 소녀의 수줍은 미소가 나를 반겼다. 나도 미소로 화답하며 가볍게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찍으니 아이는 포즈를 취했다. 그러더니 자신도 카메라를 만져보고 싶다고 수줍게 손을 내밀었다. 소녀의 이름은 체피쏘. 아이를 촬영한 첫 프레임이 마음에 든다. 아이의 밝은 미소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오늘은 이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이의 웃는 눈과 새하얀 이가 잠이 들 때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다. 예쁘다….” ⓒ마음지기 제공

3주간 아이들과 울고 웃은 김 작가는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면서, ‘엔젤스 홈’을 “하나님이 열한 명의 천사를 지켜주는 집, 바로 여기가 천국”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선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정말 어리석고 미흡한 나지만, 주님께서 선교에 대해 아주 조금은 알 기회를 주셨다. 선교는 결코 일회성으로 우물을 파 주고, 집을 지어 주고, 빵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선교는 그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복음에 따라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숨 쉬고 기뻐하고 슬퍼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속으로 자기 자신을 던져 버리는 것,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는 것이 바로 선교다.”